
이번엔 세종시다. 지난 2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서울 종로에 위치한 행정자치부를 항의방문해 집회를 벌인데 이어, 이번엔 1000여 명의 당진·아산시민들이 세종시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건물 앞에서 평택시와 행정자치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당진 땅, 충남도계를 사수하겠다”며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올바른 판단을 요구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평택시에 대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과 다르지 않다”며 분노했다. 오는 13일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심의위원회의 조정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긴장감이 맴돌았다.
버스 19대 가득 시민 참여
지난 7일 아침 8시 무렵부터 당진시의회 앞은 각 읍·면·동에서 버스를 타고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들을 당진과 세종시까지 실어 나르는 버스만 해도 무려 19대. 700여 명의 당진시민들이 이번 집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농사일을 시작해야 하는 때이지만 이날 만큼은 농사일도 접고 결연한 마음으로 함께 했다.
8시30분부터 당진시의회 앞에서 시작된 출정식을 통해 시민들은 마음을 다지며 목청껏 평택시와 행정자치부를 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신청에 대해 규탄했다. 이날 김홍장 당진시장과 이재광 당진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인효식·안효권·편명희·맹붕재·김기재 시의원이 출정식부터 세종시 집회가 끝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했다.
김동완 국회의원은 출정식을 통해 시민들에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전했다. 다만 그는 이번 분쟁이 정치적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며 “경제적·정치적으로 풀어 가면 큰 불행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국회의원으로서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당진 땅을 지킬 수 있도록 뒤에서 모든 역량을 다 쏟겠다”고 말했다.
아산시민들도 힘 모아 참여
이어 시민들을 태운 버스는 1시간 30분 여분을 달려 세종시 제3주차장에 도착했다. 아산만 충남도계에 맞닿아 있는 아산시에서도 200여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복기왕 아산시장과 아산시의회 의원들이 시민들과 함께했다.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건물은 물론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기관이 모두 밀집된 이곳 한 가운데에서 시민들은 본격적으로 규탄대회를 시작했다.
충남도계 및 당진 땅 수호 범시민 대책위원회 김종식 공동위원장과 아산땅수호 아산시민협의회 윤태균 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복기왕 아산시장과 김홍장 당진시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평택시가 매립지 관할권을 주장하면서 아산만 일원의 도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평택시는 물론, 관할권 조정신청을 받아들인 행정자치부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특히 김홍장 시장은 “2004년 우리나라 최고의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충남도계를 명확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평택시의 욕심과 야망으로 당진시민은 물론이고 아산시민, 나아가 충남도민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평택시의 관할권 조정 신청을 받아들인 행정자치부가 분쟁을 조정하는 것이 아닌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무총리 비서실장 면담
규탄사가 이어지는 동안 김종식·박영규·최명수 대책위원회장을 비롯해 김동완 국회의원실 윤석재 보좌관, 당진시청 김덕주 안전자치행정국장 등 시민대표들은 국무총리실 최민호 비서실장을 만났다.
이완구 국무총리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최민호 비서실장에게 주민들의 뜻을 전달하고 의사를 표명했다.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최민호 비서실장은 “충남도청에서 근무했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충청인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충분한 자료를 준비하면 정당한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분 정도의 짧은 면담을 끝낸 대책위원들은 당진시민들의 뜻을 담은 5만 여명 서명부를 국무총리비서실 민원담당 사무관에게 전달하고 비서실을 나와 거리행진을 하고 있던 시민들과 합류했다. 오후 12시40분경 거리행진을 마무리 하고 해단식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버스에 올라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당진으로 돌아왔다.
>> 참가 시민들의 한마디
김종식 대책위원장
미등록지도 아니고 이미 2008년도에 등록이 끝난 땅을 평택시는 이제 와서 자신들의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법과 규정을 분명히 했어야 하는데 평택시의 관할권 신청을 받아들였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 이후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감사 청구라도 해야할 문제다.
신현숙(우강면 공포리·67) 씨
집회에 참가해 힘을 모으는 것이 당진시민으로서 도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진시민들이 똘똘 뭉치면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함께 해서 보람을 느낀다.
양낙성(구룡동·65) 씨
헌법재판소에서 이미 결정된 사안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당진시민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법치국가로서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이번 문제가 해소되길 바란다.
장택순(채운9통·68) 씨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우리 당진 땅이 당연한 만큼, 우리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신평-내항 간 연육교 건설이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두원(삼화3리·66) 씨
이번 문제로 인해 사람들이 고생이 너무 많다. 당진 땅, 충남도계를 지켜내기 위해 함께 했다. 시민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할 것이다.
인나환(삼봉2리·59) 씨
독도가 일본 땅인지, 한국 땅인지 평택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이렇게 억울한 당진시민들의 심정을 입장 바꿔 생각해 줬으면 한다.
박종빈(읍내동·60) 씨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당진시민과 충남도민들의 뜻을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우리 목소리가 국무총리에게도 전달됐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