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의 전희경 씨는 4년 전, 서울에서의 살림을 접고 고향인 당진에 보금자리를 잡았다. 풀무원에서 녹즙 배달원으로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는 “무료하게 집에 있는 것 보다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배달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 새벽을 가르고 자전거도 없이 걸어서 배달을 한다. 아침부터 일을 해야 해 어려울 만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상쾌한 마음으로 늘 고객들을 밝은 미소로 마주한다. 처음에 어렵기만한 이 일도 어느덧 단골이 하나 둘씩 늘기 시작해 당진경찰서, 당진시청, 당진시종합복지타운 등 관공서에도 제법 고객을 두고 있다.

하지만 배달 일을 다니면서 안타까운 일을 종종 마주할 때도 있다. 소외계층이나 홀로 사는 노인들 가운데 병원을 가지 못하는 분들을 만날 때다. 그럴 때면 희경 씨는 병원 동행은 물론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시음용 녹즙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이 있으면 조용히 냉장고 한편에 넣고 나온단다. 그는 “홀로 사는 노인들은 아파도 병원조차 마음대로 못 다닌다”며 “걱정도 많이 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제처럼 오늘 새벽에도 희경 씨는 자신을 기다리는 고객들을 생각하며 무거운 가방을 단단히 메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는 “앞으로는 일과 봉사를 함께 하며 뜻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옥하 시민기자 veve018@hann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