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당진항에서 연간 2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고 있지만 당진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 관련 산업의 지역사업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평택·당진항에서 이뤄지는 항만 관련 산업은 항만하역업·항만용역업·예선업·컨테이너 수리업·물품공급업 등 9개 업종에 기업체는 111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본사를 둔 업체로, 평택의 경우 50개의 업체가 사업을 하고 있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서울 기업이 15개, 인천 기업은 15개로 서울 수도권에 본사를 둔 기업이 전체의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당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는 16개(14%)에 불과하다. 당진에 본사를 두고 항만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항만용역업체가 5곳, 항만하역업의 경우 5곳, 선박대리점 4곳, 물품공급업 및 검수사업을 하는 곳이 1곳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곳도 포함돼 있어 온전히 당진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훨씬 적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컨테이너 부두가 없는 당진의 경우 컨테이너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은 아예 없다.

이병성 당진항만 대표이사는 “현재 당진항은 1980년대 인천항과 비슷한 수준으로, 물동량이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를 정도로 급증하고 있지만 당진의 항만 관련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항만을 통해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창출되고 있지만 지역으로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병성 대표이사에 따르면 항만하역업 및 선박대리점 운영하는 평택항만(주)의 경우 매년 200%를 배당하고, 100%를 적립하는 ‘꿈의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평택항만 이외의 다른 항만 관련 기업들은 평균 30~50%에 달하는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당진에 본사를 둔 기업은 수가 적기 때문에 창출되는 상당한 부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저조한 실정이다.

한편 중국이 최대 교역 국가로 자리 잡은 가운데 거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운 당진항이 중요한 무역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제철, 당진화력 등에서 필요한 철광석, 석탄 등 막대한 양의 원료 수입이 당진항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당진항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당진은 항만 관련 사업 유치는 물론 항만배후 물류단지 등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이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오지 못했다. 이러한 원인 중에 하나로 지역 행정과 정치권이 항만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인수 해나루항만 기획본부장은 “행정과 정치권이 당진항을 하나의 항만시설로만 봤을 뿐 경제적 차원에서 당진항의 효과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항만 사업에 대해 눈을 떠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항만 관계자는 “행정과 정치인들의 무지와 무관심이 당진항 발전과 이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가로 막은 꼴”이라며 “무궁무진한 항만산업의 지역사업화를 위해 행정과 정치권이 대안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