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지역아동센터 1박2일 캠프를 마치고

지난해 지속가능 상생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돼 석문지역아동센터에서는 ‘내 고장 역사와 문화 바로 알기-당진편’을 실시한 바 있다. 아이들과 함께 당진 곳곳의 문화재와 유적지를 찾아 다니면서 내가 사는 고장에 대해 이해하고, 자부심을 키워나가면서 아이들에게 포트폴리오를 작성케 해 나만의 역사노트를 만들기도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는 좀 더 활동폭을 넓히고자 ‘내 고장 역사와 문화 바로 알기-충남편’을 계획했다. 아이들은 아산·천안·부여·논산·공주 등 유구한 백제의 역사를 고이 간직한 충남의 유서 깊은 역사현장을 탐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첫 번째 현장체험을 앞두고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프로그램 추진을 연기했는데 기약 없이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센터에서의 1박2일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이번 캠프에는 학부모들까지 초청해 함께 소통하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마련코자 했다. 지난 10일 진행한 1박2일 캠프에서는 아이들이 그토록 원하고 좋아하는 삼겹살을 실컷 먹을 수 있도록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어머님들은 일찌감치 오셔서 불판 앞에 모여 앉은 아이들에게 땀을 뻘뻘 흘리며 고기를 구워주셨다. 아이들은 그런 어머님들과 선생님들을 위해 큼지막히 쌈을 싸서 입에 넣어주기도 했다.

이어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전에 복지사 선생님들이 학부모님께 일일이 전화해서 아이들에게 보낼 메세지를 녹음해 보내 줄 것을 부탁했고, 녹음파일들을 공익요원이 늦은 밤까지 배경음악을 넣어 편집했다.

보내주신 녹음 내용들에는 하나같이 사랑이 가득 묻어 있었고, 그동안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구구절절 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부모님들의 사연에 적잖이 놀라기도 했다. 더불어 서로의 생활이 바쁜 가운데 자녀와 부모가 소통하지 못하고 사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녹음 파일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도 있었고 어머님들 역시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면서 그 자리에 흐르는 사랑의 온기를 같이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좋아하셨다.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약간 숙연해진 분위기에서 시작된 레크리에이션은 곧 활기를 띠었다. 아이들은 언제 울었냐는 듯이 신나게 게임을 즐겼다.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동안 어머님들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 육아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한바탕 게임을 한 뒤에는 간식을 먹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아이들은 각자 교실도 깨끗이 청소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팝콘을 들고 휴게실에 제각각 편한 자세로 영화를 시청했다. 다수결에 의해 공포영화를 선택했지만, 저학년 친구들은 무섭다고 해서 따로 애니메이션을 틀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밤새 들락날락하며 아이들은 잠들 줄을 몰랐다.

처음에는 늘 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아이들에게 얼마나 특별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의외로 아이들이 바깥에서 하는 캠프만큼 재밌었다고 말하는 모습에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저녁마다 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억지로 보내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이들 소원대로 센터에 실컷 있게 하니 선생님들의 마음도 흐뭇하고 좋았다. 저학년 여자아이들마저 재미있다고 센터에서 또 언제 자냐고 계속 물어보기도 했다.

또한 아이들이 어머니로부터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 듣고,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좁은 곳에서 부딪히며 함께 뒹굴면서 소속감과 협동심이 생겼는지 서로 챙겨주고 다독거리는 모습을 보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평소에는 “미안해”라는 말을 아끼던 아이들이 그날따라 서로가 “미안해, 괜찮아?”라며 상대방 친구를 배려하는 모습이 참으로 예쁘고 또 예뻤다.

여러 가지 면에서 첫 번째를 기록한 이번 캠프는(센터에서 자는 것, 부모님을 초대한 것) 아이들의 순수함이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힘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 뜻 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