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북당진변환소 건설을 반대함에 따라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한 가운데 한국전력이 당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당진시가 패소했다.
북당진변환소 건설과 송전선로 추가건설, 그리고 당진에코파워 건설 등 전력 생산 및 송변전 설비 건설과 관련한 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부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심준보)는 한전이 당진시를 상대로 제기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신청 반려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당진시는 건축허가 반려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즉, 한전의 북당진변전소 건축허가를 당진시가 승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악읍 부곡리 일원에 예정된 북당진변환소는 평택 고덕산단에 들어설 삼성반도체단지 등에 공급할 전기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교류방식 송전에서 직류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는 전력손실이 적고 발열이 적어 장거리구간 지중화가 가능한 HVDC(초고압직류송전)을 위한 것이어서, 당진지역 주민들은 한전과 정부가 평택시와 당진시 간 지역 차별을 하고 있다고 분노해왔다.
당진의 경우 ‘철탑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미 526개의 송전탑이 건설돼 있는데다, 북당진변환소가 건설될 경우 당진화력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전하기 위해 345kV 송전철탑 80여 개가 추가적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지중화를 요구하는 주민들과 계속해서 마찰을 빚어온 한전은 “전 구간 지중화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일부 구간만 지중화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평택시의 경우 무려 38km에 달하는 모든 구간에 대해 HVDC 방식으로 전면 지중화하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당진지역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
특히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으로 평택시와 감정적 대립이 큰 상황에서 당진지역 주민들의 정서는 “평택시가 당진시 관할의 땅을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 당진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발판 삼아 혜택은 평택시가 누리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님비’에 발목 잡힌 전력인프라>, <당진시 ‘송전선 몽니’는 위법>, <판결문에 드러난 당진시의 ‘송전선 억지 주장’> 등의 기사를 내보내며 지역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여느 때보다 강력한 행정력과 정치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내 한 인사는 “북당진변환소 건설은 물론, 송전선로 추가 건설 문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추진을 비롯해 평택당진항 매립지 분쟁까지 지역의 큰 현안이 산재해 있는 만큼 당진시 지자체의 행정력과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력을 발휘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송에서 당진시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해 대응한 가운데, 소송대리인은 송전선로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상·재산상 피해를 주장하며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한 것이 타당하다고 변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변환소 건축 자체로 중대한 공익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당진시는 변환소 건축허가 반려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