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 고대종합운동장 트레이닝센터 3층에서 2016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당진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열렸다. 오후 2시에 개최된 이 회의에는 당진시 국장을 비롯해 30여 개 실과의 과장과 팀장 등 간부공무원들이 전부 출석하고 주민참여예산위원 약 50여 명이 참석했다. 1부 순서로 주민참여예산과 관련한 교육이 끝나고 각 분과별로 당진시 1차 추경의 예산편성요구안을 가지고 실과장의 설명, 위원들의 질의응답과 제안사항을 듣고 기록했다. 이 회의에 들어가는 시간적·경제적 비용은 회의참가수당, 관련 공무원의 연봉을 감안했을 때 적어도 1000만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당진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토론결과 보고는 없었다. 2016년 본예산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내용과 반영여부, 또 반영의 이유는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당연히 필자는 토론에 들어가기 전 전차 회의 결과와 그 집행에 대한 보고를 요구했다. 작년에 우리는 예산요구안에 대한 제안은 물론이고 각 실과의 요구에 대해서 평가 시트를 만들어 우리의 시각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당진시에 전달했다. 어떠한 회의든 결과가 정당한 이유 없이 실천이 되지 않는다면 회의 참가자들에 대한 모독이며 기만이다.

필자는 당진시에 전차회의 결과와 그 반영여부에 대한 보고서를 회의가 끝나기 전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그 시간적 여유는 2시간이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났을 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도 당진시는 그 보고서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이제는 당진시가 각종 위원회의 결과와 진행상황을 정리하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을 집행부가 독점적으로 행사했다. 납세자의 요구와 필요와는 관계없이 인기 위주의 예산편성으로 인해 예산낭비가 일어났다. 이를 개선하고 주권재민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시하게 됐다. 관련법, 조례 등 절차가 확립돼 있지만 이 제도가 실시된 10년이 지난 오늘도 당진시에서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주민참여예산위원을 구성할 때, 16만 당진시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공모했는지, 이를 원하는 사람들 중에서 민주적으로 선정됐는지 알 수 없다. 위원 선정의 권한은 누구에게 있었는가. 주민참여예산위원 50여 명이 당진시민 16만 명을 대표해서 예산편성에 의견을 낼 정도의 대표성이 부여됐으며, 사전에 의견수렴 활동을 하고 그 회의에 참여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집행부도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대표성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 의견을 개인들이 즉흥적으로 낸 것으로 치부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예산편성 과정에 시민을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당진시가 주민에게 예산편성 또는 정책을 모집하는 행위도 홈페이지가 전부이다. 그나마 예산편성요청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의견 개진을 요청하던 것도 3년 전부터 당진시는 없앴다. 독자들은 당진시 홈페이지에 주민참여예산제라고 하는 코너에서 그 실행의 실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진시 홈페이지에 이런 코너가 있는지 아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각종 축제 행사장에서 예산과 정책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모집하는 일을 해야 했다. 모집된 시민들의 의견을 정리하고 그 실천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집행부에 전달하고 그 적용을 요구해야 했다. 당진시는 의견 개진의 장벽을 없애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주민참여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품이나 참가자 수당이 아니라 시민들의 의사가 정책에 전달돼 실행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당진시가 개개인의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면밀하게 검토해 평가한다면, 그리고 그 평가에 수긍할 수 있다면 주민들은 시간을 내 당진시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의사개진을 할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회의에서 조차 전차 회의 결과와 그 실행에 대한 보고가 없는 지금 주권재민은 요원하다.

이렇듯 당진시의 주민참여예산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첫째, 위원들의 선정이 실질적으로 민주적이고 공개적이어야 한다. 둘째, 당진시는 홈페이지에 코너를 만들고 면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정책에 대해 의견을 모집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셋째, 주민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적용 결과를 신속하게 소통해야 한다. 그 시작은 각종 위원회에서 회의결과와 진행보고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