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올해내 인수업체 선정될 듯

기아 매각에 따라 정부차원의 한보 해결 노력 가속화

A·B지구 일괄매각 안되면 고용창출 힘들어

매각대금 2조 안돼, 채권단 부담 떠안을 듯

기아자동차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전국의 시선이 이제 한보철강으로 모아지고 있다. IMF사태를 유발시켰다는 말까지 들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이른바 ‘3대 부실기업’중 기아자동차와 한라중공업이 어쨌든 마무리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한보철강의 처리문제는 당진군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의 입장도 연말까지 기업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기 위해 한보문제를 이달중 결론내겠다는 입장이다. 현 상황에서 한보를 더이상 방치하다가는 국제 신인도 회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더욱 조급하다. 그러나 국내입찰 실패 이후 국제입찰 쪽으로 방향을 바꾼지 7개월이 지나도록 뚜렷하게 인수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한보의 부실은 더욱 늘어만 가고 있다.

부도 당시 3천1백여명이었던 직원들도 지금은 1천3백여명만 남았고 그나마 4백여명은 핫코일공장 가동중단으로 휴직상태이다. 얼어붙은 내수시장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국제시장은 공급과잉으로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채권금융단에서 9백37억원을 긴급 차입해 쓰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는 일이다.

현 시점에서는 빨리 매각되는 것이 유일한 문제해결인데 채권은행단에서 BTC(뱅커스 트러스트 컴퍼니)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여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지만 아직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국내·중·영 업체 관심,

A·B지구 일괄매각은 어려울 듯

현재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예비입찰서를 접수했으며 많은 업체들이 공장을 방문하여 관심을 표시했다.

국내업체 중에는 동국제강과 인천제철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외국업체 중에는 중국 바오산 철강과 영국의 이스팟, 인도의 세일·진달·우탐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입찰에서 과연 일괄매각이 이루어 것인가 하는 문제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채권금융단에서 설치한 인수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일괄매각을 최우선으로 업체를 선정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렉스 설비 등이 채 완공되지 않은 B지구를 함께 인수하겠다는 업체는 없을 것으로 주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A지구의 경우 가동되고 있는 상태이고 경쟁력도 갖추었기 때문에 안정성을 선호하는 동국제강 등 국내업체에서 선호하고, B지구는 아직 완공은 되지 않았지만 우수한 설비를 갖추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외국업체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일괄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괄매각이 안되면 분리매각이라도 실시할 것이며 B지구가 매각이 안될 경우 청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분리매각될 경우 고용증대 어려워

만약에 분리매각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당진지역의 고용창출 효과는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지구가 매각이 된다면 약 3천여명의 고용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에 따른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A지구만 매각이 될 경우 기존 직원들의 고용승계가 원칙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고용증대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기존 직원들의 고용승계 조차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얼마 전 한보철강에 노조(위원장 송승욱)가 정식 결성되어 고용승계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승욱 위원장은 “법률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인수업체에서 쉽게 고용승계를 해 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법원 판례에도 고용승계 의무에 대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인수업체에 고용승계를 보장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화 될 경우

지역경제 회복에 큰 효과

하지만 한보철강의 매각이 이루어져 정상화 될 경우 예년의 수준은 아니겠지만 지역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진군 상공회 신영철 회장은 “부도 이전에 비해 거품이 훨씬 빠진 상태로 건전한 경제활동이 이루어 질 것”이라며 “불안요인이 사라져 정상적인 소비가 일어날 것이고 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바뀔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했다.

이홍근 개발위원장도 “A·B지구 모두 정상화 될 경우 5∼6천명에 달하는 고용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지역 상가 등이 훨씬 활성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부제강의 김양한 과장은 “한보철강이 정상화되면 핫코일을 원료로 구입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B지구가 정상화 될 경우에는 일부 품목에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내 업체 선정,

내년초 최종 매각될 듯

한편 올해내 인수업체가 선정돼도 매각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연내 매각이라는 정부방침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보철강의 관계자는 “올해내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회사 실사작업이 2∼3개월 걸리기 때문에 최종적인 매각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철 상공회장도 “업체 선정후 매각이 완료되려면 내년 1/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매각방식으로 부채 청산 어려워

지역 중소채권단 문제 때문에 첨예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인수 가격문제는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포항제철은 지난해 한보에 대한 자체조사를 통해 자산평가액을 4조3천억원으로 계산하고 인수가격으로 2조원을 제시한 적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제계 인사들은 1조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입찰과정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보는 부채만 해도 8조3백51억원에 달하는 상태인데 이럴 경우 채권단은 막대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기아자동차가 법인매각방식을 택했다면 한보철강은 자산매각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총 부채중 매각대금을 제외한 나머지 부채는 모두 채권단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한보철강 중소협력업체 채권단의 김영완 총괄이사는 “매각대금에 굴하지 않고 100%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수업체가 선정되면 협상에 들어가 분배과정에서 한보관련 업체들끼리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의 많은 중소협력업체들이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군세 10억8천만원을 포함한 지방세 체납액 4백31억5천4백만원도 고스란히 자치단체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