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 현주(가명) 씨에게 가정통신문이 도착했다. 머리말에는 ‘맞춤형 보육 시행에 따른 보육료 수급자격 판정 결과’로 딸 지연이가 어린이집 ‘맞춤형 영아(0~2세)’라는 내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상보육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에게 보육비를 지원해 준다고 했는데 갑자기 맞춤형으로 바뀐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니 현주 씨는 한숨부터 나온다. 현주 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데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보육시간이 정해진 맞춤형 보육 대상자에 해당됐다”며 “정부에서 정해주는 시간에 아이를 맡겨야 한다는 것은 부모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7월 맞춤형보육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학부모들은 안정되지 않은 보육 정책으로 인한 혼란을, 어린이집에서는 맞춤형 보육으로 인한 지원비 삭감에 따른 보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맞춤형 보육이란 2013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어린이집 0~2세 반 아이 중 외벌이 가정 영아의 보육 시간을 하루 6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비용은 20%를 삭감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맞벌이 가정과 부모가 구직 또는 취업 준비 중 혹은 돌봄이 필요한 경우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지만 전업주부 및 두 자녀 이하의 경우 맞춤반에 해당된다.
종일반의 경우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맞춤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맞춤반은 매월 15시간 긴급보육바우처를 제공하나 무상으로 지원되지는 않는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거나 임신 중, 혹은 사대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지만 생계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구비된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면 종일반으로 포함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학부모들은 매번 바뀌는 정책에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호인희 공공형 평화어린이집 원장은 “다음달에 맞춤형 보육 정책이 시행됨에도 학부모는 물론 어린이집 교사들이 여전히 내용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보육의 질 저하 우려
한편 정책이 시행되면 어린이집으로 지원되는 보육료 중 맞춤형에 해당되는 아이의 보육료가 20%로 삭감된다. 하지만 정책 시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는 어린이집에 관련 메뉴얼 또는 안내를 하지 않아 어린이집에서는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조은실 시청어린이집 원장은 “보육료 지원이 삭감돼도 아이들에 대한 보육 서비스는 그대로 해야 한다”며 “그러면 어린이집 보육 교사에 대해 인건비 삭감 등이 이뤄질 것이고 결국 보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업주부와 영아 비율이 높은 가정어린이집의 경우 삭감되는 보육료 지원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가정어린이집 말살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같은 문제를 두고 다음 아고라에서 제도 개선 및 시행 연기를 촉구하는 서명과 1인 시위 등이 진행되고 있다.
맞춤반에서 종일반으로?
종일반의 경우에는 부모가 취업 중이거나 구직 중인 경우, 아동·부모, 형제·자매 중 장애가 있는 경우, 자녀가 3명 이상 혹은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1년이 안 된 경우 등 요건이 있다. 하지만 이 요건에 속하지 않더라도 종일반 신청을 원한다면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신청 가능하다.
종일반 신청은 아동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하거나 복지로(www.bokjiro.go.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