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우려도 많았던 일명 김영란 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시행 된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청탁금지법은 한마디로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무엇도 주지도 받지도 말자’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법의 취지는 부정청탁을 막아 공정하고 투명한 건전한 사회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이번에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대변혁을 가져왔던 갑오개혁과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정치적 개입에 의한 타율적 개혁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조선의 개화파 관료들이 주도한 자율적 개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어떠한 배경과 이유에서 추진되었든 갑오개혁이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청탁금지법도 갑오개혁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우리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물론 정(情)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선배나 동료,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고 음식을 접대하는 문화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어 접대와 청탁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청탁금지법을 발판 삼아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우선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 직무관련자로부터는 그 어떠한 것도 요구하지 않는 고도의 청렴의식을 갖춰야 합니다. 더불어 시민 여러분께서도 적극 동참해 주셔야만 우리사회에 청렴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법 시행과정에서 일시적인 소비시장 위축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언론에서 식당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고 농축산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청탁금지법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면 시장경제는 금방 회복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유통기업들은 청탁금지법에 위반되지 않는 적정가격의 농축수산물과 상품들을 선보이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소비트렌드가 자리 잡아 간다면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선물로 정(情)을 나누는 문화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들이 접대와 청탁을 위해 사용해 오던 비용들을 투자와 고용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면 청탁금지법은 오히려 시장경제를 더욱 튼튼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에 모기가 없는 이유가 공무원들이 업자들의 설계 변경 로비를 물리치고 본인의 소신대로 하수구에 경사를 두어 물이 고이지 않게끔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싱가포르는 청렴한 공직문화로 유명합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사회가 싱가포르와 같이 청렴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는 것을 넘어 우리사회가 정정당당한 승부와 노력이 인정받는 투명사회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이제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주저할 것이 아니라 공직자와 시민 모두가 새로운 변화에 부응해 환골탈태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