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도가 한 자리수로 떨어진 요즘, 그를 지지했던 국민들조차 ‘사과 말고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를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농민에게 물대포를 쏴 죽음에 이르게 한 지 356일째였던 지난 5일, 광화문광장 일대엔 시민 20만 명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국민들은 연일 터져 나오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하고 있다. 세간에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스러운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의혹과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이 이토록 국민의 안위와 생명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정권과 측근의 안위에만 집착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신격화하며, 반대세력을 빨갱이로 내몰았던 추종세력들의 ‘용비어천가’ 때문이다. 두 대통령의 공동된 특징은 남북 대결상황을 이용한 공안통치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후 헌법을 무시해가며 눈엣가시 같았던 진보정당을 해산시켰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역사를 왜곡시켰다. 또 친위단체와 어용언론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함으로써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게 만들었고, 국회를 무력화시켰다. 때문에 정권 초기부터 국회는 삼권을 장악한 무소불위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듯 한나라의 모든 통치행위가 최 씨 가족 등 박근혜 측근을 위해 존재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정부는 힘없는 서민에겐 담배세 인상 등 세금폭탄을 안겨준 반면 재벌들에겐 온갖 특혜를 제공했다. 최순실의 딸이 돈과 권력을 이용해 서민들의 자녀를 밀치고 올라가며 금수저의 위력을 과시할 때, 우리 아이들이 당해야 했던 좌절과 모욕감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는가?
지금 무엇보다 국민들이 박대통령에게 분노한 결정적인 계기는 304명을 수장시킨 세월호 참사와 ‘쌀값 21만 원 공약’ 이행을 요구한 농민에게 물대포를 직사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많은 국민들이 나서서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할 때도 대통령은 외면했고 진실규명 노력마저 회피했다. 그리고 백남기 농민이 공권력에 의해 죽어갈 때도 책임자 처벌 및 사과는 커녕 관련자들을 승진시키고, 장례를 준비하고 있는 농민의 시신 부검을 강행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통치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밀실통치, 측근통치를 이어갔다.
사태가 악화되고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박 대통령은 두 번에 걸쳐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없는 사과에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지나간 역사에서 독재권력자에게 속아 국가의 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친일기회주의 세력들은 변절을 마치 혁신인 냥 둔갑하는데 능통한 세력이다.
이제야 성난 민심을 느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책임총리제니 대통령 2선 후퇴니 야당을 상대로 사탕발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 연일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져가는 시국선언과 국민항쟁은 이제 박근혜 대통령 퇴진만으로 멈추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어린 학생부터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미래에 대한 절망과 생존권 위협은 결코 사과나 대화로 풀어갈 일이 아니다. 여·야 정당들이 지금의 사태를 당리당략으로 풀려고 한다면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11월 12일 민중총궐기를 기점으로 박근혜 퇴진을 통한 친일파와 재벌경제를 청산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따라서 박근혜 퇴진은 정의로운 사회개혁의 시작이요,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