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의회가 주민자치위원회 역할을 제한하고 ‘완장질’이라며 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진시의회 3월 중 의원출무일이 지난달 28일 개최된 가운데 자치행정과 소관 업무보고에서 이해선 자치행정과장은 ‘당진형 주민자치사업 시민참여 심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번 심사는 당진지역 14개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수립한 자치사업을 지난 10일 공개발표하고, 대학교수 및 공무원 등 전문평가단과 140명으로 구성된 시민평가단이 현장투표를 통해 평가한 것으로, 이를 통해 선정된 사업에 대해 당진시는 차등적으로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AA등급으로 선정된 주민자치위원회에는 2000만 원을, AA등급으로 선정된 지역은 1500만 원을, A등급을 받은 지역에는 100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주민자치 세력 확장 안된다(?)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일부 의원들이 당진시 주민자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종윤 의장은 “사업을 하기 전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인효식 의원은 “주민자치위원장들의 지위가 면장보다 높고 권한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인 의원은 특히 각 읍·면·동 주민자치위원장들의 모임인 주민자치협의회에 대해 “조례로 규정하지 않은 활동까지 인정하고 지원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편명희 의원 역시 “(주민자치위원회는) 결국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의 ‘완장질’”이라며 “친목단체의 성격을 띠는 주민자치협의회가 세력을 확장하고 압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부 시의원들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치와 분권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오히려 지역민들의 자치활동을 폄하하고,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연환 주민자치협의회장(당진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의원들의 발언과 달리 실제 주민자치위원회의 권한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특히 주민자치협의회에 당진시가 지원하는 부분은 전혀 없어 모임 시 식비조차 각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연규 면천면 주민자치위원장 역시 “처음 주민자치위원회가 발족했을 때보다 권한이 많이 축소됐다”며 “지역 내 갈등이 있을 때 여론을 모아 결정할 수 있게 했던 권한도 지금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민 참여 달갑지 않나”

한편 주민자치에 대한 의원들의 이러한 견제가 향후 시의원 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장 가운데 앞으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명진 합덕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회는 그야말로 지역주민들의 문화, 여가, 복지 및 지역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단체”라며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앞으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견제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당진참여연대 조상연 사무국장은 “의회가 주민자치위원회의 권한을 운운하는 것은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이를 위한 예산 편성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의원들의 자치 의식에 대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진시의회는 2015년 ‘당진시 주민자치협의회 설치·운영 조례’에 대해 상위법에 위배된다며 조례 제정 1년 만에 이를 전부개정하고 지역현안 협의·조정, 행정기능 위탁 등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