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방불케한 수당리 주민들의 15시간 군청농성

“복구안된 채석장에 어떻게 또 허가내줄 수 있나”

온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보청문회가 시작되던 지난 7일 당진군청에서도 한보청문회를 방불케하는 신랄한 논쟁이 이튿날 새벽 1시30분까지 이어졌다. 이날 ‘증인’은 당진군 산림과. 얼마나 주민편에서 소신행정을 폈는지를 따져묻는 ‘위원’들은 바로 수당리 주민들이었다.

이날 주민들은 사설공원묘지와 연관돼 그동안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수당리 산102-15번지의 채석허가가 이미 주무 과장선까지 결재가 났다는 소문을 듣고 부랴부랴 바쁜 농사일을 제쳐두고 군청에 나온 것이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채석장으로 인해 심각한 공해피해를 입어왔다며 채석허가를 내줄 경우 95년 사설공원묘지 반대싸움 때와 같이 영농포기등 극단적인 집단행동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해 놓은 터였다.

주민들은 이날 ‘도저히 이해 안가는’ 두가지 문제를 놓고 증인에게 집중 심문했다. 첫째,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석장에 어떻게 또 허가를 내줄 수 있는지, 둘째, 사업자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 똑같은 채석장에 대해 한번은 허가를 취소하고 한번은 허가를 내주는 일관성없는 행정이 어떻게 가능한지였다.

주민들은 “95년 허가취소를 당했던 채석장에 사업자가 삽 한번 대지않고 나무 한그루 심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곳에 또 허가를 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또 “허가취소가 정당하다고 당진군의 손을 들어주었던 도가 단지 사업자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데 어떻게 이번엔 사업자의 손을 들어 줄 수 있었는지 모종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어떤 주민은 “주민이 나무 한그루만 베어도 난리를 치면서 엄청난 산림훼손에 대해서는 2년이 다 되도록 복구를 안했어도 눈감아주는 행정은 도대체 누구 편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에서 열까지 당진군은 주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오로지 ‘상급기관의 판결이 내려져 어쩔 수 없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답변 뿐이었다. 어쩌면 그것만이 군이 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왜냐하면 군은 허가취소된 채석장의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두번째 사업자 이종덕씨가 채석허가를 내주지 않은 군을 상대로 도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때까지만 해도 ‘복구가 마무리돼 허가내주는데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앞뒤 안맞는 주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저수지에 토사가 쌓여 당장 올 농사짓기가 어려운데, 채석장에서 흘러내린 기름으로 저수지의 잉어에서도 석유내가 나는 판국인데 어째서 이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법만을 내세우는 군에 맞서 한주민은 이렇게 일침을 놓았다.

빵한조각으로 허기를 달래며 무려 열다섯시간 동안 농성을 벌인 주민들은 뭔가 다르리라 기대했던 민선시대마저 자신들의 고충을 진정으로 대변해주질 않았다는 실망스런 결론만 얻은 채 돌아가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