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기름이 유출되면서 삽교호 일대 내수면어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가장 처음 문제를 인지했던 아산 인주어업계만 대상으로 협상에 나서면서 아산 선장어업계와 더불어 당진지역의 삽교호어업계와 운정어업계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지난 1월 17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연결된 우수관로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대자동차에서는 “아산공장에서 기름이 유출됐다는 것은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으나 최근 아산시가 국립과학수사원구원에 의뢰해 기름 성분을 분석한 결과, 유출된 기름이 아산공장에서 사용하는 기름의 한 종류인 절삭유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산시에서는 지난 2월 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2월 28일에 2차 기름 유출이 발생한 뒤 인주어업계를 제외한 3개 어업계에서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하고 집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그간 인주어업계만을 대상으로 협의를 진행, 다른 어업계와는 선을 그으면서 삽교호 일대의 어업계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열 운정어업계장은 “인주어업계가 독단적으로 현대자동차와 협의하면서 타 어업계들은 대화에서 소외됐다”며 “현대자동차는 인주어업계와 협의했기 때문에 더 이상 보상은 없다는 식으로 어민들을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삽교호에서 생계를 일궈나가는 수많은 어민들이 이번 기름 유출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지만, 현대자동차 측은 다수 어민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인주어업계만을 대상으로 피해보상을 최소화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주어업계를 제외한 선장어업계와 당진지역의 삽교호어업계, 운정어업계에서는 지난 23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현대자동차의 태도를 규탄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당진시의원들과 지방선거 출마자들 또한 함께 나서 삽교호 어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전근오 삽교호어촌계장은 “기름이 유출된 이후로 삽교호에서 잡은 민물새우·붕어·장어 등의 판매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삽교호를 중심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인주어촌계와만 타협했다”고 규탄했다.
또한 이승의 운정어촌계 이사는 “삽교호 물로 농사짓는 농민들과 지역의 환경단체에서도 집회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당진·아산시민이 똘똘 뭉쳐 지역의 원천인 삽교호를 오염으로부터 지켜내자”고 말했다.
임아연·김예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