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 한 척

바닷가 한 모퉁이에 졸고 있는 늙은 폐선 한척

폐선날개에 고향처럼 찾아온

손님은 갈매기 뿐 이다

비록 극지의 새가 아닐지라도

고향처럼 찾아 울어나는 메아리

갈매기 메시지 뿐 이다

비록 세월에 지친 늙은 폐선일지라도

아직도 호적이 마르지 않으랴

수많은 선적을 했고

수많은 뱃길을 냈다

사랑도 깊었다

아픔 없이 헤아려온 날들 어디 있으랴

찌든 염기에 높은 파도에 시달린

세월의 폐선 한 척 고향이요

사랑의 보금자리다

“당진의 바다는 해안선 굴곡이 많고 길다. 그리고 평화롭고 잔잔하다. 천혜의 여건에서 오랫동안 삶을 가꾸어 주고 바다를 지킨 어선. 하지만 세월이 지나 폐선이 되는 몸은 어쩔 수 없다. 폐선은 쓸쓸하고 외롭다. 그러나 고향이다. 오직 다시 찾는 자연은 갈매기뿐이었다.”

>> 홍윤표 시인은

- 경희대학원 수료

-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사)한국문협 자문위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당진시인협회 회장

- 세계시문학대상, 정훈문학상 수상

- 시집『겨울나기,』『당진시인』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