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확인하는 것만큼이나 미세먼지 지수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요즘, 미세먼지는 일상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당진지역의 경우 대형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소가 위치해 있고, 이와 관련된 업체도 다수가 입주해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 대산지역의 석유화학단지의 영향까지 받고 있어, 오래 전부터 환경문제는 지역의 대표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대기오염 뿐만 아니라 삽교호와 석문호, 대호호의 수질 문제 등도 당진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심각

특히 최근에는 현대제철이 수년 동안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청산가스로 알려진 시안화수소가 신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출됐고, 지난 2014년부터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가 망가진 상태로 5년 동안 제철소를 가동한 것도 추가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위급상황이 아님에도 브리더(위험상황 시 압력에 의해 자동으로 개방되는 장치)라는 긴급밸브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포스코 등 제철소의 용광로를 정비하면서 유해물질이 섞인 증기를 무단으로 배출하는 행위에 대해 브리더를 임의로 개방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는 적법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당진지역 환경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것은 당진화력발전소도 마찬가지다. 당진화력에는 500MW 규모의 발전기 8기와 1020MW급 발전기 2기가 가동 중이다. 세계적인 규모다.

특히 당진화력에서 종종 발생하는 저탄장의 자연발화로 인근지역 주민들은 악취와 유해가스로 인해 두통과 구토 증세까지 호소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센터장 김병빈)에서는 자연발화 가능성이 큰 저질탄 사용을 지양하고 저탄장 관리 및 시설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석탄화력이 전기를 생산하고 철강업체가 철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은 물론 이산화탄소, 유기화학물질 등 여러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대기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대산 석유화학공단에서 유증기와 암모니아가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당진과 인접해 있어 대산에서 발생한 사고는 당진지역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고, 시민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일상적인 공포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환경문제 해소, 민간감시부터 시작

지역의 환경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으면서 당진시는 ‘조화로운 생태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의 핵심 공약사업 중 하나인 생태도시 조성과 관련한 환경 정책은 △대기환경 실천계획의 철저한 이행 △민간환경감시센터 운영 △친환경에너지 전환사업 지원을 위한 에너지 기금 조성 △에너지센터 설립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으로,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를 표방한다.

지난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가 화력발전소 주변 민간환경감시기구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당진을 선정해, 현재 당진화력발전소에 대한 민간환경감시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1년 남짓 운영되면서 센터에서는 당진화력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대기 △토양 △소음 △악취 △폐수 △해양수질 등 환경오염물질 조사·측정하고, 환경 강연, 토론회, 민원 접수 및 처리, 관계자 면담, 자발적 감축이행 관련 회의 참관 및 이행상황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펼쳤다.

특히 센터가 운영되면서 당진화력에서는 발전소 내에 환경안전실과 대외협력실을 신설했으며, 당진시 환경정책과 및 당진화력 환경안전실과 핫라인 구축해 환경물질 이상 배출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감시센터 직원에게 당진화력 출입증이 발급돼 폭넓은 감시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으며, 감시센터 앞 버스정류장에 24시간 환경민원 화상폰을 설치, 발전소 외부의 일상적인 환경문제를 주민 누구나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최근 현대제철에서 잇따라 대기오염물질 배출문제가 불거지면서 현대제철 또한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 및 수질개선 추진

지난해 ‘시민이 이끄는 에너지전환특별시 당진’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당진시는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 에너지기금 조성 및 에너지센터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하고, 빈곤층에 대한 에너지 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기 위한 것으로 당진시 출연금 및 기타 수익금으로 5년 동안 100억 원 이상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한다.

당진시는 충남에너지교육연수원 건립과 RE100(Renewable Energy 100%, 기업이 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재생에너지 캠페인) 실현을 위한 석문산단의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보급 주택지원 사업과 경차·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활성화 사업, 에너지 절약교육 및 홍보활동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지역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기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한편 수질오염 개선과 관련해서는 올해부터 삽교호에 대한 수질오염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삽교천 수계인 당진시, 아산시, 천안시가 함께 단위유역별로 목표수질 범위 내에서 오염물질 배출량을 할당해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통합집중형 오염하천 개선 사업에 총780억 원을 투입해 삽교호 지류인 남원천의 생태하천 조성과 하수처리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20억 원을 투입해 합덕읍 석우천에 비저오염 저감시설 사업도 진행한다. 석문호의 경우 지류인 역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에 300억 원을 투입, 올해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농업

한편 환경문제 해소와 더불어 당진시는 최근 도시농업을 지향하며 매월 우리 동네 농부 만나는 날 ‘당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진시농업기술센터(소장 윤재윤)에서 열리는 당장에는 지역농부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과 음식을 판매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단순히 농산물 직거래장터의 형식을 넘어 30여 명의 참여농부들이 교육과 현장견학은 물론 마케팅 방안 등을 고민하면서 주도적으로 장터를 이끌어 나간다. 특히 환경을 생각하며 플라스틱과 철이 아닌 나무를 활용해한 적정기술 놀이터를 선보이고, 농부들로부터 다양한 식물을 입양해 키울 수 있도록 씨앗과 모종심기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19년 충청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인터뷰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환경과 삶의 질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

“타 지자체에 비해 당진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과거엔 성장과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기본계획이 시정 운영의 최상위 목표였다면, 이제는 환경과 삶의 질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정책을 추진하는 공직자들과 시민들이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과 홍보를 통해 생태도시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 추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책이 시정에 녹아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