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현 / 한우리독서문화원장

어스레한 달빛이 머리맡까지 밀려드는 한밤입니다. 풀벌레들은 잠을 자지 않는 모양입니다. 미망(迷妄)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이 우리네 삶이긴 하지만 잠 못이루고 뒤척이는 자신이 밉기만 합니다.

남이 나를 언짢아 한다는 게 유쾌하지 않지만 그리 속상할 필요는 없지요. 그러나 감정이라는게 본래 묘한거라서 저처럼 인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제어하기가 쉽지 않지요.

희끗희끗해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이제는 갖가지 욕망을 서투름으로부터 한발 벗어날 수 있는 때가 되었지 하며 나이 늘어가는데 대한 막연한 안도감을 갖기도 했지요

부질없는 상념에 휘둘리면서 ‘관계속에서의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굴절된 채 인식될 수밖에 없는 원인들을 찾다 보니 자괴감만 더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집착하는 ‘나’는 종교적인 해석이 아니고라도 부질없는 자아(ego)이지요. 마음밭을 제대로 일구지 못해 시비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얼마전에 들었던 강의대목이 좋은 약이 될 것 같네요.

1)자신의 경멸감, 낮은 자아개념

2)대인관계 왜곡 [parataxic-distortion] -객관적 현실에 기초하여 타인에게 반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과거의 경험에 근거한 왜곡된 타인의 이미지에 의해 상대에게 반응하는 것- 자기암시적 결과로 간다.

3)다른 삶의 경험으로 인한 삶의 관점이 다른 것으로 인한 적대감

4)자기노출-지나치게 적거나 지나치게 많거나 할 경우

사리에 어두워 남을 오해하지는 않았나, 당연히 대접받아야 하는 것처럼 방자하게 군 적이 있었던가, 내 비위에 거스른다고 미워하지 않았나. 앞으로 이런 많은 숙제를 갖고 씨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미련한 심보를 드러내는 것도 용기는 용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