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더 추운 이웃들이 있다

군내 극빈가정 1천세대- 김태숙

물질적 지원,정신적 후원,편견없는 대우가 그립다

어느새 세밑이다. 경기가 얼어붙고 생활전반이 위축되면서 우리네 인정과 주위에 대한 관심마저 얼어붙고 있지 않은지 두루두루 살펴볼 때다.

/편집자주/

박임순(76세) 할머니는 배우자도 자손도 없이 살고 있는 노인이다. 당진읍 채운리에 있는 전세 2백만원짜리 단칸방에서 기나긴 겨울 밤낮을 혼자서 지내고 있다. 따뜻하게 풀린 날에는 쉬엄쉬엄 걸어 읍내장에도 나와보곤 했지만 요즘같은 혹한 속에서는 엄두도 못낼 일이다.

찾아주는 사람이래야 가끔씩 과일이라도 사들고 오는 당진읍 사회복지사 조금영씨 한 사람이다.

박임순 할머니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왕래라고는 없는 한칸방에 갇혀있다 보면 그나마 ‘말’마저도 잊어버릴 지경이다.

무의탁노인 결연율 68%뿐

군내에는 박할머니와 같은 무의탁노인 137명이 등록되어 있다. 이들 무의탁노인들은 영세민중 자활자립 능력이 없는 거택보호자 수준에서 생계비 보조를 받고 있는데 액수는 1인당 월 13만원 꼴이다. 여기에는 주식비, 부식비, 연료비, 생활용품비, 피복비, 월동대책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 노인교통수당이 분기별로 2만5천원씩(월 6천2백원꼴) 지원되며 노령수당도 65세이상의 노인에게 월 3만5천원씩 지원되고 있다.(80세이상의 노인에게는 노령수당 월 5만원이 지급된다) 이를 모두 포함하면 무의탁노인에 대한 정부보조금은 1인당 월 17만원선.

노인 혼자라고 해도 결코 넉넉한 액수는 아니지만 이들 무의탁 노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지원이 아니라 좧고립감을 덜어줄 친구와 대화상대좩라고 노인복지업무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가정복지과 이향주 과장은 “가끔 옷도 갈아입혀 드리고 목욕도 시켜드릴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군내 무의탁노인들은 1구좌에 5천원~1만원인 후원자 결연도 100% 되어있지 않은 실정이다. 137명의 무의탁노인중 68%인 93명의 노인만이 결연되어 있으며 후원내용이 대부분 계좌입금식의 물질적 지원에 그치고 있다.

합덕대건노인대학에서 우강쪾합덕 관내 노인들에게 1주일에 한번 따뜻한 도시락을 배달하며 꾸준히 만남을 갖는 것과 당진군 여성자원봉사센타 김산옥 회장등이 한달에 한번 이들을 찾아가 머리손질을 해주는 것이 그중 두드러지는 자원봉사활동이다.

모자가정 편견부터 없애야

무의탁노인 못지않게 어렵고 외롭게 살아가는 세대는 영세한 모자가정세대. 사별 또는 사고로 가장(家長)없이 정신적쪾물질적으로 불안정하게 살아가는 영세모자가정세대는 당진군에도 98세대가 있다. 정신적 지주를 상실한데다 부인까지 병약하거나 노동능력이 없는 경우는 일가족의 고통이 어느 곳보다 큰 곳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6세이하의 어린이 양육비 월 1만5천원과 실업계 고교자녀 수업료, 학용품비 월 4만원, 월동비(생활수준별로 9만원~17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군 자체적으로는 1년에 한번 2만6천원 상당의 생필품과 남편과 사별한 경우 제례비 10만원(연간)도 지급하고 있다.

군에서는 이들에게 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특례와 1천2백만원 한도내에서 전세자금이나 사업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결연율은 무의탁노인의 경우 보다 더 낮은 형편이다. 이들 영세모자가정 98세대에 대해 65명이 후원하고 있어 결연율은 66%.

모자가정세대를 특수한 가족형태로 보지 않고 뭔가 큰 결함이 있는 가정으로 보고 거리감을 두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것이 급선무다.

이외에도 군내에는 어머니 없는 저소득 부자가정도 5세대가 있으며 가구원수는 모두 16명에 이르고 있다.

꾸짖을 어른 필요한 소년가장

보호자 없이 스스로 가장노릇을 하며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세대도 군에는 71명이 있다. 다행히 후원자가 180명으로 이중삼중까지 결연이 이루어져 평균 결연율이 253%다. 이들에게는 이러한 후원비와 별도로 연간 1인당 평균 50~70만원의 생계비가 정부에서 보조되고 있다. 교복비, 교통비, 도시락 비용도 따로 지원되고 있다.

그런데 무의탁노인에게 실질적인 봉사와 만남이 필요한 것처럼 이들 소년소녀가장세대에게는 물질적 후원보다 참보호자와 같은 보살핌과 꾸지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착실하고 모범적인 소년가장에 후원이 양적쪾질적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반면 실질적으로 보호와 지도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후원도 관심도 덜한 편이라는게 담당자의 말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이들 소년소녀가장세대를 담당해온 가정복지과 구효숙씨는 아이들의 보호자 노릇까지 대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거택보호자도 631세대

위의 세가지 경우 말고도 생활보호가 필요한 대상자들이 있다. 거택보호대상가구와 자활보호대상가구 1천9백14가구(4천6백89명) 중에서도 생활능력이 거의 없는 거택보호자들이 그들이다.

현재 군내에는 거택보호세대가 631세대로 대상자는 모두 1천47명이다. 이들에 대한 생활비 지원액은 무의탁노인의 경우처럼 1인당 월 평균 13만원 꼴. 여기에 설쪾추석 특별위로비가 가구당 4만5천8백20원씩 설쪾추석에 각각 지원되고 있다. 이외에 출산여성이 있을 경우 10만원씩 해산보호비가 지원된다.

그러나 거택보호자 책정기준이 월수입 21만원 이하임을 감안하면 이들의 일상생활비는 이같은 지원금을 더하더라도 가히 최저수준이다.

97년도에 당진군이 특수시책으로 추진한 좧저소득 주민 주거환경 개선사업좩이 그나마 돋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위의 생계비로는 주거환경개선 따위는 엄두도 못낼 일이기 때문.

올해 당진군은 결연자들의 후원을 받아 6동의 주택을 신축하고 13동을 보수했으며 방과 화장실등을 보수해주어 도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군은 내년도에 자체예산을 세워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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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세대에 이르는 이들 군내 극빈가정의 고통은 이들이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우리사회의 구조가 양산한 것이며 그래서 그 책임은 우리모두에게 있다.

이들과 무엇이든 나누고 싶은 주민이 있다면 무의탁노인, 모자가정, 소년가장세대는 가정복지과(50-3341)로, 거택보호자는 사회과(50-3311)로 연락하면 된다. /김태숙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