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할머니에서 시동생까지 관계의 그물 속에서 훌륭한 가풍 이뤄

한 보 희 (합덕읍 도리)

가족은 피와 사랑으로 구성된 생활공동체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한다.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될 이 피는 적혈구로 구성되어있다. 적혈구는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있다.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지 않으면 우리는 죽게 된다. 또 백혈구는 우리 몸에 병균이 들어오면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병균과 싸워 병균을 잡아먹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는 곧 생명인 것이다. 또한 피는 사랑이요, 신비스러운 것이다.

피로 얽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것이 가족관계인 것이다. 가족관계는 인륜인 동시에 천륜으로 하늘에서 맺어 준 관계로 이해되는 것이다. 부부의 결합에서 자식이 탄생하고 서로 형제자매의 관계가 된다. 가정을 나무에 비유하면 부부는 가정의 뿌리요, 자식은 그 줄기이며, 형제자매는 그 가지로 보면 된다.

가족간의 사랑은 너와 내가 서로 부르며 대답하는 영혼의 목소리인 것이다. 고독한 인생의 광장에서 고독한 마음의 빈자리를 서로에 의해 채워지기를 원하는 너와 나의 관계이다. 너와 내가 빈자리를 채워지는 것이 사랑의 정답이라면 X세대간에 사랑은 지금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 것일까?

소수의 X세대에서는 사랑이 육체적인 쾌락의 도구로 또는 일시적 유희적인 방법으로 남용되고 부도덕적인 형태로 변모하여 사회를 혼란하게 하며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행위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X세대들이 말하는 쉰세대(음식물이 한물가면 쉬었다라고 하는데 여기서 온 은어?)들은 올바른 사랑의 가치관을 가지고 가족간의 사랑을 베풀고 있는가를 스스로 반성할 때라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이 맞선을 보았다. 쌍방간 비슷한 환경과 조건을 갖고 있어 결혼할 뜻이 있었다. 그러나 여자쪽의 어머니가 반대하여 결국 혼사는 성사를 이루지 못했다. 어머니의 이유는 남쪽에 대가족이라는 것이다. 신랑의 조부모님, 부모님, 그리고 형제들 3명으로 대가족이라는 것이었다. 조부모님은 시골에 농사를 지으시고 부모님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며 신랑 본인은 직장관계로 대전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형편이었다.

부모없는 자식이 어떻게 태어났으며 뿌리없는 나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그 가족 구성원이 많다는 것만으로 결혼이 반대된다면 머지않아 장래에 장수하는 노인들은 깊은 생각에 빠져 고민의 대상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희수를 가까이 바라보는 필자로서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여서 적어본 것이다.

명절, 추석, 어른들의 생신등 일년에 두어차례 모든 가족들이 부모님 계신 곳에 모여 떠들석함을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 그지없이 흐믓함을 맛보고 있는 노인들의 심정, 그대들도 그 자리에 서있을 날이 머지않은 장래에 닥쳐오는 것을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한보희씨!

옛부터 우리가족사회에서 으뜸의 덕목과 가훈으로 널리 쓰여지는 글귀가 가화만사성이다. 가정이 화목해야만 만가지 일이 다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가정은 인생의 온실인 것이다. 부부는 금실이 좋아야 하고 백년해로를 해야한다. 결혼 25년을 은혼식(銀婚式)이라 하고, 50년을 금혼식(金婚式)이라 하며, 60년을 회혼례(回婚禮)라고 한다. 혼인이 회갑을 맞는다는 뜻이다. 회혼례를 갖는 부부는 하늘의 큰 축복을 받은 사람으로 누구나 건강하게 귀밑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살기를 원하고 바라는 것이 부부들의 한결같은 마음인 것이다.

한보희씨는 30대 젊은부인으로 네살짜리 아들과 두달이 갓지난 젖먹이 딸을 둔 새댁이다. 겉보기에는 보통 농촌에 사는 부인이다. 그러나 가족을 이끄는 주부로서 가장의 내조자로 몫을 다하여 공무원인 남편의 직장생활에 활력을 넣고 충실한 공무수행을 하게 하는 원동력의 내조를 다하고 있다. 젊은주부로서 밑으로 시동생, 시누이도 한지붕 밑에 살고 있다.

산다는 것은 너와 나의 부단한 만남과 관계의 연속인 것이다. 나는 나를 둘러싼 많은 인간관계의 그물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아버지를 만나면 자식된 도리를 다해야하고 아내를 만나면 남편의 역할을 해야하고 주부는 남편에게 내조와 자식들의 양육, 그리고 집안에서 만나는 모든 식구들과의 가화만사성을 위해 부단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만남에서 자기의 몫을 다 했을 때 바로 가족관이 형성되고 반듯한 가풍이 이어져 화목하고 구수한 집안이 된다.

한보희씨는 5년전 20대의 젊은 나이에 시집에 들어와서 시할머니, 그리고 홀로 된 시아버지를 모시며 살았다. 금년 91세된 노할머님의 수발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병치례는 없다고 하지만 고령의 할머니를 젊고 젊은 나이의 새댁으로 수발을 들면서 그리고 질병에 고생하시는 시아버지의 수발도 함께 들어야하는 이중적인 매일 매시간의 만남.

만삭의 몸으로 시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야 했던 괴로움, 결코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언제나 스스로를 가족들을 위해 양보하고 자신의 몫을 다해낸 젊은주부 한보희씨다.

첨단과학을 총동원하여 제작된 비행기에 “금속피줄”라는 현상이 일어나 비생기 추락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람들의 놀라움은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특수금속으로 합금된 비행기 동체 듀럴루민(Duralumin)이 피로해진다는 것을 인간들은 처음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우리인간들의 삶에서의 피로는 금속물체에 비교할 바가 아닌 것이다.

한보희씨는 젊은주부로서 대가족을 이끌어가는데 모든 주부들의 귀감이며 또 너와 내가 배우고 본받을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