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작게 보인다 登泰小天 -맹자진심편-
머루와 다래 정미출신 부부가수
새벽 안개를 걷어 올리면서 아미산정으로 오른다. 아카시아 꽃은 실바람을 타고 달디 단 향내음으로 산으로 피어오르는 새벽 5시 15분!
정상에 오르니 밤이 낮으로 바뀌는 기적을 맞이하게 되었다. 잠든 대지를 깨우는 햇빛의 장엄한 광경을 경건하게 바라보면서 자욱한 안개바다에 봉우리 솟아오른 뫼뿌리를 내려보니 대가의 붓길이 흐른듯 산수에 넋을 잃었는데 후두띠(남쪽에서 온 철새, 봄에 왔다 여름에 가는데 주 거처지가 당진이다) 한쌍이 선잠을 깨었는지 몽산으로 날아간다.
요즘 농촌은 모내기로 한참 일손이 바쁘다. 첫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농사일에 쫓기어 농부들은 쉴짬도 없다. 논두렁 밭두렁마다 뙤약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농촌은 그 주거환경 자체가 논, 밭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굽이굽이 오솔길을 따라 농토로 이어져간다. 이렇듯 아름다운 곳, 내가 살고 있는 땅, 우리가 살았던 고향, 오늘의 그림이다.
수십만본의 나무를 찍어내고 자연의 생태를 깡그리 죽여가면서 산을 뭉개고 깎아 바다를 메웠다. 철강공장이 들어섰고, 화력발전소(둘씩이나),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서기 위해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누가 만들어 낸 산이고, 누구의 소유인 바다인가. 이곳은 우리와 우리의 대를 이어가면서 누려야 할 땅과 바다인 것이다.
우리모두는 이곳을 석문공해공단이라고 이름 붙였으며 당국에 맞서 우리 삶의 터전의 미래를 위협받기에 반대하는 것이고 먼지투성이의 부연 하늘과 오염된 물, 썩어서 죽어가는 바다를 바라지 않기에 힘을 모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등태소천(登泰小天)은 맹자 진심편에 있는 말씀으로 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작게 보인다는 뜻이다.
당국의 관계자들은 결코 무식한 사람들이 아닌줄 안다. 어떤이는 밖으로 나가서까지 배울만큼 배우고 돌아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군민의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위해 푸른산이 필요하고, 맑은 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사람들이다.
관계되는 당국의 모든 분들께 읍(揖)하여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화력발전소나 석유화학의 공해공장에 O, X를 내리기전에 새벽 산책겸 아미산 정상에 올라 거저주는 시원하고 달콤한 공기를 마셔가면서 당진에 모든 땅을 동서남북으로 조망(眺望)한 후에 O든 X든 결정하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다. (청소년 수련소 전 죽동초등학교 교정에 주차하시고 정상까지 30분 소요)
외신보도에 의하면 미국이나 여타 나라에서는 앞으로 식량을 무기화할 조짐이 보인다. 금년의 쌀 부족량이 엄청나다고 하니 부족한 식용 쌀수입을 그쪽 나라에 기대고 있는 우리 처지로는 우리들의 식량자급을 위해서라도 농민들이 희망과 의욕을 가지고 계속 농사를 지어갈 수 있도록 항구적인 정책으로 뒷받침해주는 일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외채를 짊어지고서 오늘 같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것도 그 그늘아래 농민들과 근로자들의 희생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솔직히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이상 농사짓는 사람들을 억울하게 희생시키는 일이 일어난다면 그 체벌은 우리모두가 똑같이 받게 되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가의 이익과 재벌의 돈벌이에 못지 않게 농민들의 신성한 삶의 터전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것이다.
머루와 다래!
머루와 다래는 우리 가요계에서 몇명 안되는 부부가수로서 88년 KBS TV 신인가요제에서 금상을 목에 걸고 정식으로 데뷔한 듀엣가수이다.
머루인 김정안씨는 정미출신으로 어린시절 동무들과 여름에는 매미소리에 홀려 산으로 산으로 따라다녔으며 고추잠자리를 쫓아 들판을 뛰면서 성장했다.
김정안씨는 그들의 데뷰곡 “우리는 하나되어”의 노래말중 고향을 의인화하여 꿈을 꾸었고, 축복을 준 고향과 언제라도 사랑과 믿음으로 하나가 된다는 내용으로 노래를 불렀다. 지금은 고향을 떠나 있지만 눈물로 키워낸 고향의 사랑은 언제인가 다시 만날 때까지 지켜가겠다는 것으로 고향을 마음에서 떠내보내지 않고 있다고 “붉은 입술”이라는 노래로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에 있어서 아름다운 것은 자기 과시나 허세나 거드름이 없을 때 풍겨나는 것이고 우리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무리함도 산만하지도 또 더함도 덜함도 없는 가장 알맞고 순수함에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그토록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일 것이다.
머루와 다래는 인천지방에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며 경인지방 연예인들의 모임인 “효 실천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들 부부는 바쁜 시간을 쪼개 양로원, 경로당, 노인대학등 자기들이 꼭 있을 자리에 가서 위문공연을 수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서서히 세상 밖으로 밀려나는 노인들에게 꿈과 희망으로 삶의 의욕을 되찾아드려 가슴 가득히 심어주고 있다.
지난 5월 18일에는 고향의 어른들에게 아름다움을, 기쁨을 드리기위해 합덕대건노인대학에서 위문공연을 가진 바 있다. 자기들에게 주어진 인생을 보다 값지게 살 줄 아는 젊은 부부가수로 노인들의 마음에 아로새긴 머루와 다래!
비록 크게 명성을 날리지 못하고 누구나 다 따라 부를 수 있는 대히트곡은 없다하여도 그들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서 어른들 공경에 남다른 바 있는 것이다.
고향 정미에 홀로 계신 어머님이 늘 마음에 새겨있어 고향을 잊을 수 없다며 매년 한차례라도 고향을 찾겠다고 약속을 한 젊은 부부! 이런 젊은 부부들이 있기에 우리시대를 지탱하게 되고 노인들에게도 살맛을 깨우쳐 주는 것이라 믿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