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밸브까지 챙겨주는 생명파수꾼

이 영 우 (소방서 합덕파출소 소방관)

옛날에 한쪽 눈이 먼 사슴이 있었다. 그 사슴은 언제나 바닷가에서 풀을 뜯었다. 온전치 못한 눈으로 사냥꾼을 살피려면 어쩔 수 없었다. 바닷가에는 사람이 없어 온전한 눈으로 육지쪽만 경계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슴은 항상 바닷가를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배를 타고 지나가던 사냥꾼이 화살을 쏘아 바다쪽을 쳐다보지도 않던 사슴의 목에 박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사슴은 말했다.

“나는 얼마나 운이 나쁜가. 언제나 경계하던 육지에서는 위험이 없었는데 내몸을 지켜주리라 생각했던 바다에서 화살을 맞다니”.

지난 6월 25일 한보는 좧한전으로부터의 전원계획에 차질이 생김으로 정상운영이 곤란해져 막대한 시설비를 투자하여 한보화력발전소를 건설하게 됐다좩고 고충을 인지시키며 양해하여 달라는 말을 이용남 사장이 직접 투쟁위 임원들에게 애원하는 것을 필자도 목격했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한전측에서는 “한보에 대한 전력공급 차질없다”라고 하였음을 본 것이다. 덧붙여 이사장은 주민들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도 않겠으며 또 충분한 보상책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물론 근대기업의 특질을 든다면 more and more(좀더 좀더)가 기본인 것이다. 물질적이든 금전이든 좀더 많이, 좀더 빨리, 좀더 편하게, 그런 결과 약육강식의 자연섭리를 따라 문어발 기업을 형성하여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런 결과로 금전욕, 권세욕, 명예욕, 쾌락의 추구등은 정도(正道)라는 가치관을 설정하게 되었고 이런 것이 세상의 선(善)이라고 믿고들 있는 것이다.

우리 농민들은 한쪽 눈이 먼 사슴처럼 흙만 의지하고 흙에서 삶을 찾는 외골수 인생이니 대기업들의 달콤한 말한마디를 곧이곧대로 믿고 따라가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한전의 “전력공급 차질없다”는 말은 곧 순진하고 겁많던 사슴이 바다에서 배를 타고 온 포수의 쏜 화살에 맞은 격이 되고만 것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21세기는 철학,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등이 모두 바뀌어야 하며 또 바뀌게 될것이다. 사욕이 있고, 남에게 겁주고, 걱정을 안겨주고, 그리고 금전이나 권력을 중심으로 살아온 이기주의 중심의 세계였던 20세기는 이제 종말을 고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알고 있는 것을 명확히 가르쳐주어 만족시키고 안심시켜 주고 즐겁게 살도록 해주는 시대가 21세기로 탈바꿈 해야한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안다는 신념과 철학으로 가치관을 갖고 양심에 따라 살 때가 올 것이라 생각이 드는 것이다.

환경문제에 있어 우리모두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신문인쇄도 “환경사랑”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새로운 잉크로 인쇄를 한다는 데에까지 와 있는 현실이다. 한보의 화력발전소 계획도 양심에 따라 재고있음직하다.

나무에 가지가 없으면 동화작용을 할 수 없다. 동화작용을 못하는 나무는 마침내 그 뿌리마저 시들고 만다. 오늘날 우리 당진군민의 신음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보의 고위 간부들도 용광로에 들어있는 쇳물 같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한발 앞으로 다가서 당진군민들의 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한뿌리에서 나뉘어진 가지들인 것이다. 그러기에 사방으로 뻗은 모든 가지들의 안부가 곧 내자신의 안부이며 우리모두의 건강과 직결되며 사활에 관계있는 것이다. 내이웃과 형제들이 모두 앓고 있는데 나만 어떻게 건강할 수 있겠는가. 이웃이 앓고 있는 걸 보고 같이 신음하면서 괴로워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것이 오늘의 투쟁위의 생각이며 그렇게하여 자연으로 모이게 된 단체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취직한 다음 착실하게 일한 결과 과장, 부장, 사장, 회장이 된 다음 하나 더 올라가니 송장이 되더라는 얘기가 있다. 말장난으로 웃고 넘길 수 없는 현실이다. 환경파괴, 빈곤과 기아는 인간들의 아집(我執)이 빚어낸 결과가 아니겠는가.

이영우씨!

이영우씨는 합덕소방파출소 구조구급차에 배치된 소방공무원이다. 10년을 우리지역의 안전을 위해 밤샘을 하는 사람, 우리들의 파수꾼이다. 작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시 119구조대의 눈부신 활약을 보았고, 피나는 사투의 결과 많은 존귀한 인생을 구조하는 장면에서는 박수갈채를 보낸 바 있다.

합덕소방파출소에도 119구조구급 요원이 있다. 그러나 구조, 구급에 꼭 필요한 장비는 허술하다. 뿐더러 구조인원도 부족하다. 간호사, 응급처치사와 산소마스크등 기본장비도 없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당국에서 하루속히 해결할 과제이며 주민들은 더 충분한 구급구조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영우씨는 구조구급차의 기사직으로 많은 생명을 조난에서 구해준 소방관으로서 화재의 현장에, 교통사고의 현장에 늘 함께 하면서 부상한 인명을 인근병원에 후송하는 데 역할과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재난을 당해 구조를 요청하기에 앞서 눈먼 사슴처럼 방심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불행은 방심에서 오는 것이다. 바쁜 세상에 바쁘게 살아가면 놓치고 잊어버리는 것이 꼭 있게 마련이다. 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확인하는 것이 제일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될 것이다.

119에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서울에 사는 아무개인데 우리 노부님이 합덕에 살고 계신데 며칠째 전화를 받지 않으십니다. 어떻게 된것인지 확인 좀 해주시오”. 또 “외출하여 천안에 있는데 집에 가스벨브를 잠그지 않은 것 같은데 돌봐주세요“등 이영우씨는 이럴 때마다 확인하고 알려주는 일까지 맡아한다. 119소방소는 이런 일상생활에까지 한몫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생명과 재산을 불철주야 지켜주는 119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가슴에 새길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