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면 고대리 태고의 신비를 가득 품고 살아가던 곳, 안섬
태고적 신비를 가득 품고 조금씩 조금씩 빛을 받아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던 곳, 구비를 돌면 초가가 드러나고 구비를 비켜서면 마을이 보이던 곳, 송악면의 옛 정경이다. 우리 옛 조상님네들은 좁디 좁은 논과 밭에서 풍년을 빌면서 어우러져 살아보자고 줄다리기를 하였으며(기지시리), 정월에 풍어제를 지내며(안섬)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내려오는 곳이 당진군 송악면이다.
가난이 한이여! 못배움이 서러워라! 심훈선생이 부곡리에 은거하며 사자후로 가슴에서 피를 토하며 “상록수”로 우리를 일깨웠던 곳, 필경사이다.
우리들의 어른들은 “덕”으로 살았다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덕이란 선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고 도덕적으로 뛰어난 품성이며 사람으로서 마음이 어질고 행동이 바른 것이다. 훌륭한 인격으로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힘이요, 수련으로 갈고 닦은 높은 인품인 것이다. 사람으로 가야 할 길을 바로 갈 수 있는 도덕적 자질인 것이며 남에게 도움과 은혜를 베풀 수 있는 능력이다.
덕은 끊임없는 의지적 노력의 결과가 행동화 되고, 습관화 되고, 체질화 되고, 성격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입으로만 떠들어 대는 사이비 도덕자를 우리는 이렇게 가려낼 수 있는 것이다.
공자님의 수제자 안연(顔淵)이 공자님께 물었다. “선생님 인(仁)이란 무엇입니까? 어떻게 하면 ‘인’을 실천할 수 있습니까?” 공자님께서 대답하기를 “극기복례하면 되는 것이다. 즉, 자기의 사리사욕을 버리고(克己 극기), 예를 행하는 것(復禮 복례)이 ‘인’인 것이다. 단 하루라도 사리사욕을 버리고 예를 행하는 본보기를 보이면 온 천하 사람이 다 ‘인’의 길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가르쳐주셨다.
송악면 고대리 안섬 정월 풍어제는 밖에 사람에게는 큰 구경거리요, 안섬사람에게는 엄숙하고 신성한 제례의식에 해당된다. 70여호의 어민들에게는 일년의 생과 사를 점지하는 날이고 일년동안 풍요의 삶을 가름하는 한해의 첫 시작의 날인 것이다. 태고의 신비를 가득 품고 살아가던 안섬!
안섬에는 거대한 복마전(伏馬殿)이 들어섰다. 한보철강! 꼭 3년전 당진군내 각 읍면에는 이른 아침부터 관광버스를 세워놓고 마을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한보철강 준공식이 열리는 날이다. 세계적인 철강공장을 와서 보고 함께 기뻐하고 자랑하자는 뜻으로 모이게 했다. 점심도시락이 하늘로 날아다니고 선물셋트(공구) 쟁탈전이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전쟁을 방불케 하고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으니 연출자의 뜻대로 멋진 장면들이 벌어졌던 곳 한보철강!
송악면 고대리는 안섬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요, 바다와 갯벌이 하루에 두번씩 탈을 바꾸어 섰던 곳, 바다였다. 그러나 몇십개의 산봉우리를 없애가면서 바닷물을 메꾸었고 갯벌이 묻혀졌다. 자연을 훼손하여 생태계까지 뒤죽박죽으로 만들면서 백만평의 매립지에 한보철강의 거대한 공장을 세웠다.
한보철강은 제대로 공장이 가동도 못하면서 가우뚱 가우뚱 제자리를 못잡고 있다. 하늘의 별수보다 더많은 돈이 투자되었으나 빚더미에 올라 앉은 공장으로 마치 바벨탑을 보는 느낌을 주는 공장이다.
한보철강 때문에 높으신 어른네들이 큰 집으로 출퇴근하면서 오락가락 하더니 마침내 정권이 바뀌는 꼴을 연출했고 IMF라는 낱말이 소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귀를 쨍하고 울렸던 원인이 되었다. 지금은 선장과 기관장은 마운드와 키를 잡고 있으나 기름(자금)이 없어 항해를 못하고 있으며 3천여명의 일꾼들은 반에 반으로 줄어들었다. 부도 직후에 수백대의 대형 트레일러들이 한보철강의 정문을 가로막고 운임 달라고 모닥불에 녹을 목이던 기사들은 해결을 보았는지, 지금은 겨우 수십대만 운행을 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제각기 갈 곳을 찾아 날아 갔을까?
가장 심각한 곳은 수천 수만의 영세업자들이다. 하늘에 대고 도리깨질하듯 헛소리에 그치면서 딱지만 손에 쥐고들 있으니 어떻게 살란 말이더냐. 삼월리에서 한보철강까지 시오리길에 70여곳의 가든들이 개점휴업상태이다. 아주 문닫고 떠나버린 사람들도 많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와중에 득이 있었다면 작년초 매일 TV에 당진한보, 당진한보라는 뉴스가 나가 전세계적으로 공짜로 선전효과를 거둔 것이라고나 할 수 있겠다.
과대한 소유욕은 안정을 추구하고 공동체와 이웃에게 편견을 갖게 하는 것이고 정욕과 쾌락의 감화를 받으면서 자기 영혼에게 상처를 입히고 또한 자기자신의 안락을 찾으며 노동의 가치를 저하시키며 신체적인 것을 과대평가하고 지능과 의지를 개인의 재산으로 간주하면서 조물주 하나님께 대항하는 처사이며 모든 선의 원수요, 도덕의 타락행위이며 죄와 악마의 동료인 것이다. 더구나 소유욕은 부와 지배욕, 시기, 파렴치, 교만, 명예욕, 영광 등을 향한 욕망이며 또 음모를 증진시키는 일인 것이다.
송악면은 7천7백ha의 면적에 순진하고 선한 농민들 1만3천여명이 살고 있는 터전이다. 누대의 대물림을 받은 농부들이 흙을 일터로 살고 있으며 산간 개간지에는 담배농사를 많이 하면서 자식 키우며 나라를 지키고 땅을 가꾸면서 살던 곳, 내고향 송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