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진단 / 불법주정차 단속

“차댈 곳은 없고 딱지는 떼고”- 김태숙

'주정차 절대금지구역' 지정 7년째 시비 여전

국토는 좁고 한정돼있는데 차량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우리현실에서 주정차 공간의 문제는 이제 가장 골치아픈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96년 1월말 현재 당진군민이 보유한 차량은 무려 2만9백87대. 관내 총세대수를 3만4천세대(95년 통계)로 보면 세대당 보유율은 61%에 이른다.

이에 비해 주차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당진읍의 하상주차장과 합덕읍의 노상주차장은 주차 가능대수가 각각 350대, 250대에 불과하다.

이런 실정이고 보니 군내 모든 도로변이 주차장화하고 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로변마다 주정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좧주정차 절대금지구역좩으로 지정된 당진, 합덕, 신평의 복잡한 시내 일부 구간은 불법주정차한 차량을 단속하는 공무원과 단속에 걸려 ‘딱지를 뗀’ 운전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하루종일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일대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사이에게는 단속경보음 또한 공해로 떠오르고 있다.

90년 주정차절대금지구역 설정

이들 구역이 좧주정차 절대금지구역좩으로 지정고시된 것은 지난 90년과 94년 두차례.

충남지방경찰청장은 도로교통법 제28조 및 제29조 6항에 의거, 당진, 합덕, 신평의 9개 구간을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한 좧주정차 절대금지구역좩으로 지정하고 90년 10월 31일과 94년 11월 1일 두차례에 걸쳐 고시했다.

해당구간은 ▲탑동4거리~당진여객 차고앞 구간 1,300m ▲군청~당진등기소 구간 700m ▲읍내약국~당진제3교 구간 720m ▲계성슈퍼앞~당진주유소 구간 1,400m ▲계성슈퍼앞~당진1교 구간 1,300m ▲합덕농고~합덕돌다방 구간 1,300m ▲합덕국~합덕정류장 구간 710m ▲배수갑문~아산군계 구간 1,900m ▲삽교천 검문소~삽교호주유소앞 구간 300m등 총 9,630m이다.

현재 이 구역의 주정차 단속을 위해 투입되는 단속요원은 9명과 당진읍직원 2명, 합덕읍직원 2명, 삽교천관리사무소 직원 1명, 지역경제과 교통행정계 직원 2명등 총 16명이다.

그러나 지정된지 벌써 7년째를 맞고 있는 이 구역은 아직까지도 좧차없는 거리좩를 만들지 못하고 95년부터는 공익요원까지 9명을 투입, 좧주정차와 단속좩전쟁은 더욱 치열해져만 가고 있다.

10분위해 법 어기는 시민의식

이과정에서 적지않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단속요원들은 좧주정차 절대금지구역좩이기 때문에 환자수송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1차 계도후 일단 딱지를 떼야한다는 입장이고, 주민들은 시내에 용무를 보러 왔다가 도로변에 잠시 차를 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단속 공무원이나 단속당한 주민이나 서로 ‘해도 너무한다’는 기본적인 거리감을 좁히지 못한채 이 제도는 시행 7년째를 맞고 있는 것이다.

몇년째 교통행정계에서 주정차 금지구역 단속을 맡고 있는 공무원 이모씨는 7년간 조금도 바뀌지 않은 주민의식을 첫번째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나아가 자신의 편리를 위해 법을 어겼으면 그에 대한 벌칙을 달게 받을 줄 알아야 하는데도 무조건 우기고 보자는 의식이 준법질서를 정착시키지 못하는 원인이라는 것. 또한 낮시간동안 하상주차장이 비어있는데도 10분을 벌기위해 법을 위반하고 보는 시민의식을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단속공무원들에게 사법권이 주어지지 않아 단속과 과태료 징수자체가 어렵다는 것도 제도적인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주정차 단속현황만 봐도 이 를을 알 수 있다.

95년 현황을 보면 단속건수 7천6백25건에 과태료 부과건이 7천6백12건, 징수는 이의 40~50%인 3천7백50건에 불과하다. 미징수건에 대한 독촉장 발부와 압류를 위해 부족한 인력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미 행정쇄신위원회에 건의했으나 아직 별다른 해결책은 없다는 얘기다.

“근본대책없이 주민 닥달한다”

반면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금지구역의 차량 주정차에 대한 원천적인 제한조치가 없는 상태에서는 좧운 나쁘면 과태료 내는 식좩의 이런 단속이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운 좋으면 안걸릴 소지가 있기 때문이고 운전자들은 어쨌든 이 헛점을 노리게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근본적인 교통대책도 없이 좧주정차금지구역좩을 일방적으로 지정해 통제하는 것은 시민생활을 지나칠 정도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현행 단속방법이 단순한 좧딱지 떼기위한 단속좩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이 무엇보다 궁금해하는 것이 징수된 과태료가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이다.

군에서는 93년부터 좧주차장 특별회계좩를 신설, 주차요금과 주정차단속 과태료를 특별회계로 독립 운영하고 있다. 이 예산은 교통요원들의 인건비와 주차장 시설, 각종 교통편익시설을 설치하는 데에 사용된다.

96년도 주차장 특별회계는 5억4백만원. 이중 1억6천8백만원이 삽교호 유료주차장의 주차수입이며, 1억8천5백만원이 과징금 및 과태료 수입, 1억5천만원은 일반회계에서 전입해 세웠다.

군은 이 예산으로 올 한해 공용주차장 1개소를 신설하고 신호등 시설 9개소를 보수하며 시내버스 간이승강장 10개소, 교통표지판 450개소등을 시설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면천면 성상리와 신평면 금천리의 노외주차장에 1억4천 ▲신호등 시설 6천8백 ▲경보등 시설, 보수 5천6백 ▲교통편익시설 3천1백 ▲주차장 차선도색 2천만원등을 이 예산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주민들의 규칙위반으로 내는 과태료는 다시 단속요원의 인건비로 대부분 충당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도로체질쪾탈법체질 모두 문제

이와 별도로 당진군은 시내권 도로변을 횡으로 주차하는 좧유료주차장화좩할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내권 전역에 걸쳐 장기무단 주정차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좧금지구역좩의 불법주정차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대책은 못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좧일방통행로좩라는 당진군 도로의 체질적인 문제에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대중교통수단 대신 도로를 꽉 메운 자동차의 과잉공급, 계도요원이 돌아서면 또 차를 대는 주민들의 체질화된 탈법의식이 이 문제의 복합적인 원인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