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농어촌 교육 ‘전원형 작은학교’로 살리겠다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도교육청에 3개교 시범운영 제안

전교생이 50명밖에 되지 않는 당진 당산초등학교가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3월2일 도교육청이 밝힌 농어촌 과소규모 학교 통폐합 추진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이 학교는 곧 폐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100명 내외의 복식수업을 하고 있는 과소규모 학교에 대해 시행되는 교육청의 통폐합 기준에 이 학교는 모두 해당되기 때문이다.

당산초등학교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정부의 농어촌 과소규모 학교에 대한 통폐합 추진 정책으로 인해 교육환경시설에 대한 투자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건물이 낡고 노후돼 후동교사의 경우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인근 지역에 400여세대의 아파트가 있지만 당산초등학교에 재학하는 학생은 불과 17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70여명의 학생들은 당진읍내로 위장 전입해 규모가 큰 계성초등학교와 당진초등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들이 당진읍내로 통학하는 이유는 첫째, 당산초등학교가 소규모 학교이고 둘째, 교육시설이 낙후돼 교육환경이 취약하다는 데 있다. 마지막으로 통학하는데 길이 좁고 통학버스가 없기 때문이다.

비단 이러한 사례는 당산초등학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충남도내에 통폐합이 거론되고 있는 학교는 54개교(통폐합 예정 4, 추진 대상 학교 50)에 이른다.

모든 학교들이 조건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미 이들 대부분의 학교는 지난 99년 통폐합 추진에 따른 혹독한 홍역을 치른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 82년 정부의 농어촌 과소규모 학교 통폐합 조치로 인해 도내 299개에 달하는 학교에 대해 학생수가 적다는 이유로 이미 통폐합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곧 폐교될 처지에 있는 당산초등학교도 한가지 희망은 있다. 비록 지금은 낡고 노후된 시설로 인해 아이들을 원거리로 통학시키고 있는 학부모들이지만 학교시설여건만 제대로 갖춰지면 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겠다는 학부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통폐합 정책이 능사는 아니다. ‘전원형 작은

학교’로 농어촌 공교육 정상화 추진

이런 가운데 농어촌 과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에 반기를 들며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을 추진해왔던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대표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이 26일 도교육청을 방문 ‘전원형 작은학교 사업을 통해 위기에 처한 농어촌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전원형 작은학교’의 경우 신설학교의 설립이 아닌 기존의 통폐합 대상 학교를 활용 인근 과밀학교의 학생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농어촌 과소규모 학교 문제 및 과밀학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 추진 과정에 따라 통폐합 일변도의 농어촌 교육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사, 학부모, 학생 및 지역 주민들이 ‘전원형 작은학교’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낙후시설을 이유로 지역의 작은학교를 기피하고 있는 학생의 유입 및 통폐합 정책에 따른 교육청과 지역 주민간의 갈등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장호순 교수는 “기존의 과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는 통폐합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작은학교로는 교육이 안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전원형 작은학교’는 OECD 국가 평균인 학급당 25명의 학생과 전교생 150명 정도의 작은학교로 기존 시설을 최대한 이용, 최소한의 비용으로 작은학교가 정상적인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충남도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강복환 교육감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강 교육감은 “‘전원형 작은학교’가 과밀학교 해소 및 과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원부분을 검토 해 4월중에 있을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 총회에서 말하겠다”고 밝혀 교육청이 지원에 나설 경우 기존의 통폐합 중심의 과소규모 학교 정책의 획기적 방향 전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작은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은 ‘전원형 작은학교’ 사업을 통해 올해 당진 당산초등학교, 청양 청송초등학교, 아산 송남중학교 등 3개교를 시범 학교로 선정 2002년 3월 신입생 입학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주민 공청회를 비롯해 도교육청 산하 ‘전원형 작은학교’ 추진 및 운영에 관한 조례제정, 교육프로그램 및 시설 현대화, 통학버스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 계획서를 26일 도교육청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