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북당진-신탕정 간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6년 동안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온 우강면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한전에서는 우강면 신촌리 일대 현장 감정평가를 추진키로 한 가운데, 주민들이 이를 막아섰다. 국토관리청과 금강유역환경청이 지중화 검토를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전에서는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철새도래지인 소들섬에 철탑 건설을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신촌리·부장리 노선 철회해야”

북당진-신탕정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송악읍 부곡리 신당진변전소부터 신평면과 우강면을 거쳐 아산시 신탕정변전소까지 이어지는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길이는 35.6km로, 72기의 송전철탑이 세워지는 가운데, 당진지역에 해당하는 구간은 15.7km, 28기의 철탑이 설치될 예정이다.

▲ 지난 4일 우강면민들이 한전의 북당진-신탕정 345kv는 건설사업이 우강면을 거쳐가는 노선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지난 4일 우강면민들이 한전의 북당진-신탕정 345kv는 건설사업이 우강면을 거쳐가는 노선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송악읍과 신평면 구간의 경우 주민들과 협의를 마쳤으나 우강면에서는 삽교호 내수면에 위치한 소들섬을 통과하는 송전선로 노선 계획을 두고 계속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삽교천 하구에 퇴적층으로 형성된 소들섬은 당초 이름도 없이 ‘무명섬’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곳은 개발되지 않은 천혜의 환경을 유지해오면서 겨울철 철새도래지로 해마다 수만 마리의 철새가 이곳을 찾고 있다. 특히 이 일대는 갈대밭 등 자연경관이 뛰어나 캠핑 등 나들이 오는 관광객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삽교호관광지부터 솔뫼성지까지 자전거길이 이어져 있다.

“생태적·환경적 피해 막대”

주민들은 한전이 계획한 대로 송전철탑이 이곳에 설치되면 자연경관은 물론 철새도래지의 환경까지 훼손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소들섬 위에 철탑을 세우지 말고 해당 구간의 송전선로를 지중화해 삽교천 건너 아산까지 수중케이블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겨울철이면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도래지이기도 한 소들섬
▲ 겨울철이면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도래지이기도 한 소들섬

우강면송전선로반대대책위원회(이하 우강대책위)는 “북당진-신탕정 간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에서 우강면 부장리와 신촌리를 거쳐가는 노선은 철회돼야 한다”며 “소들섬에 송전탑이 건설되면 삽교호 지역에 막대한 환경적 피해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들섬을 비롯한 삽교호 일대는 철새도래지로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면서 “철새도래지 및 야생동물 보호구역, 수산자원보호구역, 생태공원에 송전탑을 설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존에 계획된 5.8km 지중화 구간을 확대해 남원천 제방이 끝나는 지점까지 약 850m 구간도 지중화하고 최단거리로 삽교천을 횡단해 아산지역으로 노선을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청, 지중화 검토 요청했으나…

한편 지난해 7월 우강대책위를 비롯한 당진시송전선로·발전소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송전선로 노선 철회 및 지중화를 요구했다. 당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한전에 지중화 등을 적극 검토해 민원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우강면 소들섬을 배경으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 우강면 소들섬을 배경으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과 조성국 담당자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한전에서 주민들과 협의한 안을 가져오면 법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며 “지난해 7월 한전에 지중화 등을 적극 검토해 민원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했으나 아직까지 한전에서 따로 (계획안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우강대책위 역시 “한전은 주민들과 아무런 협의 없이 부장리 일원에서 토지 감정평가를 추진하려 했다”며 “주민들은 오는 15일 당진시청 앞에서 우강면 노선 철회 및 지중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 한대현 차장은 “수년간 우강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돼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노선 변경의 건은 환경부와 교통부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강환경청 “삽교호와 이격돼야”

한편 지난 2009년 금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삽교호에 서식하는 각종 조류의 서식환경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구간을 삽교호와 이격될 수 있도록 노선을 조정하고, 삽교호를 횡단할 경우에는 지중화(수중화 포함)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해당 사업과 비슷한 노선으로 삽교호를 횡단할 예정이었던 당진-천안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 협의 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이유로 삽교호방조제와 최대한 연접하도록 계획이 변경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