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동에 당진시장애인회관이 준공됐다. 60억 원을 들여 새로 지은 공간에 충남지체장애인협회 당진시지회가 입주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장애인을 위해 지은 공간이 정작 장애인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지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진시장애인회관은?

당진시장애인회관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대지 6000㎡(약 1815평), 건물 2774㎡(약 839평) 규모로 지어졌다. 도비와 시비를 포함해 사업비 59억1500원이 소요됐다. 지하 1층에는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가 사용할 시민봉사센터가, 2층과 3층에는 5곳의 장애인단체(농아인협회, 시각장애인연합회, 지체장애인협회, 장애인부모회,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가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동안 장애인단체가 열악한 공간에서 어렵게 임대료를 내며 운영을 이어왔던 가운데, 장애인회관 입주를 통해 장애인 편의 향상과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다.

완공되기 전부터 문제 지적

하지만 장애인회관이 완공되기 이전부터 문제가 일었다. 건립 초기 당시 주차 가능 대수가 19면에 불과해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당진시에서는 의견을 수렴해 현재 79대까지 주차공간을 조정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이후 입주한 단체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애의 특성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설계에서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 입주단체 관계자는 “처음 입주해보니 새 건물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벽과 바닥 곳곳이 파손돼 있었다”며 “필요한 공간은 좁거나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우리 단체에는 필요하지 않은 장애인 시설을 설치해 오히려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인 BF인증까지 받은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120평 사용하는데 60평에 들어가라?”

충남지체장애인협회 당진시지회(회장 김윤각, 이하 지체장애인협회)는 아예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지체장애인협회 사무실이 120평 규모인데, 입주가 예정된 곳은 절반 수준인 60여 평에 불과하다. 또한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수탁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 차량만 14대에 이르며 직원과 장애인 콜택시 운전자의 개인차량을 포함하면 하루 50여 대의 주차시설이 필요하지만 현재 79면의 주차장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윤각 회장은 “지체장애인협회가 설립된 지 30년이 지나 그동안 구비해 온 각종 장애인 물품과 집기, 서류가 많고 장애인 콜택시 운영에 필요한 장비가 있어 상당히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지금 120평을 사용하고 있는데 60평 공간에 입주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휠체어 장애인과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생활하는 높낮이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세면대의 높이가 똑같다”며 “이게 과연 BF인증을 받은 장애인 시설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설계가 나왔을 때부터 문제를 지적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공사를 시작할 때 장애인단체장들이 현장을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했어도 이 같은 요구가 묵살됐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공무원의 탁상행정으로 인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장애인뿐”이라며 “누구를 위한 장애인회관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당진시 경로장애인과 장애인복지팀에서는 “주차시설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당초 19면에서 79면까지 늘리고 당진여성의전당에도 주차가 가능하도록 해 30m만 도보로 이동하면 지하통로로 이어지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8년과 2019년 입주 단체장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 설계에 반영했으나 중간에 단체장이 바뀌면서 요구사항이 달라진 부분도 있었다”며 “변경이 필요하거나 공사 중에 부서지거나 잘못된 곳에 대해서는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지체장애인협회의 입주 거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방안을 찾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