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 조급증은 금물
이인수 / 환경련 환경감시단장, 가원조경 대표
우리나라 국민성 중에 매우 위험한 습성이 있다. 다름아닌 조급증이다. 신호도 안떨어졌는데 건너가는 보행자와 출발하는 운전자가 많이 있고 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도로에 뛰어든다. 줄서기 문화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민원처리는 급행료를 내면서까지 빨리 처리하려하고 성실시공보다는 공기단축을 자랑으로 여긴다.
매사를 뱃속 아기 포대기 사고, 우물가에서 숭늉찾기식으로 서두르는 편이다.
이로인해 질서는 무너지고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시키며 부실시공과 부정부패로 이어지는데도 여전히 조급성은 우리들 생활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 조급증이 지역개발과 지역발전을 그르치는 데에도 한 몫을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지역개발은 백년대계로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당장의 이익과 편의성만 생각하고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선거승리를 위해 선심용 개발과 개발계획수립으로 난개발까지 자행되면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킨 경우도 많았었다.
지역개발은 결코 서둘러서도 안되고 더더군다나 난개발이 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런 개발은 지역이 갖고 있는 잠재력마저 무기력하게 만들고 더 좋은 개발기회마저 잃게 만들 뿐이다.
단적인 예로 한보철강의 경우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해 더 좋은 기업체가 유치됐다면 지금처럼 지역경제가 힘들지 않았을 것이며, 석문팔경이 자리했던 당진화력 부지를 차라리 관광자원으로 개발했다면 쾌적한 환경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훌륭한 개발이 됐을 것이다.
물론 이 두 경우는 지역주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졌지만 우리 지역주민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책임은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지역현안문제 중에도 시급하지만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점이 많이 있다.
행담도 개발의 경우 환경적인 측면과 지역주민에게 돌아오는 실익면에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할 문제다. 개발로 당장 조그만 이익을 취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환경파괴와 지역주민의 휴식공간 및 생활터전을 잃는 문제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며 연계관광도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한보철강 항만시설의 전용사용권도 한보철강 인수인계를 위해 한보철강에 줄 경우 당장 한보철강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동부나 환영철강이 큰 손해를 보는 등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손실이 더 크다.
석문공단의 경우도 석문공단개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감안하고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가장 효율적인 개발을 선택할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또한 당진항 문제도 단순히 당진항 지정 뿐만 아니라 해계 및 항계조정과 공용항만 전용권의 지자체 이관을 비롯해 유관기관 유치 및 항만관련사업 활성화까지 추진돼야 한다. 나아가 당진을 세계적인 항만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보고 항만과 관련한 관광자원개발도 생각해야 한다.
이밖에 우리 주위에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개발계획으로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질까 우려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대부분의 개발은 단기적인 효율성을 갖는 반면 계획적인 개발과 환경보전은 장기적인 효율성을 보인다. 그러나 마음이 조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을 챙기는 쪽을 택하지 많은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생기는 선택은 거의 하지 않는다.
당장 효과가 나는 개발을 지향하다 보면 자칫 환경파괴와 비효율적인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계획적이고 친환경적인 개발은 쾌적한 환경과 효과적인 개발을 가져올 수 있다. 앞으로 모든 개발계획이 서두룸없이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며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