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복
당진중학교 교사
새교육공동체 사무국장
청소년들의 행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져가고만 있다. 하기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의 벽면에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 라는 문구가 있었다는 것을 볼 때, 비단 청소년 문제는 오늘의 문제만은 아닌 듯 싶다. 그런데 문득, 혹시라도 청소년 문제가 기성세대의 무책임, 무관심으로 인해 더 확산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사회가 아직도 어른들의 역할, 책임보다는 아랫사람의 의무, 도리만을 강조하는 구시대적인 분위기로 인해 세대간의 의식 차이가 점점 더 커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 지역을 둘러보면서 이 시대를 살고있는 어른들의 진정한 역할을 모색해보기로 한다.
우선, 청소년과 관련해 제일 시급한 문제가 청소년 문화공간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청소년들의 여가시간 활용을 묻는 질문에 전자 오락실(71.2%), 노래방(70.1%), 만화가게(44.9%), 술집(33%), 비디오방(23.9%) 등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볼 때 과연 우리 지역실태는 어떠한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이었기에 유달리 행사가 많은 달이었다. 우리 지역에서 대대적으로 거행된 청소년 행사(본 행사의 순수한 목적을 왜곡할 의도는 추호도 없음을 분명히 한다.)장의 모습을 그려본다. 햇살이 유달리 따가운 주말 오후, 내빈들은 그늘보호막 안에 앉아서 여유로운 반면에, 그 날 만큼은 본 행사의 진정한 주인(?)인 청소년들은 그 따가운 햇살을 이맛살을 찌푸리며 견디고 있다. 불쌍한 촌놈들. ‘도시에는 구청. 시청 등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복지센타도 많다던데’하는 우울한 생각이 언뜻 든다. 당진에는 어른들을 위한 업소가 유달리 난립하는 반면에, 도대체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갈만한 곳을 한가운데라도 권할만한 곳이 있는가? 위험한 상태를 있는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청소년들에게 더 이상 어떻게 순수하라고 주문할 수 있겠는가?
다음으로 생각해 볼 문제는 청소년을 주대상으로 하는 상업의 도덕성 문제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에게 자신들과 관련된 것들 중에서 당진 읍내의 제일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PC방의 이용료 문제를 든다. 당진과 유사한 도시의 거의 갑절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받고 있다고들 불만이 많다. 이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고 만다. 이 참담한 사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당진의 어른들은 너희들을 철저히 돈벌이의 대상으로 여긴단다!’라는 말은 차마……. 어른들의 정직한 상혼보다는 차라리 학생들 스스로 의식의 전환을 통해 변화를 유도할 것을 권하는 편이 나을지도.
또한, 결식아동들에 대한 냉정하리 만치 철저한 외면도 우리의 부끄러운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2001학년도에 결식아동으로 공식적으로 신청했다가 지원 받지 못하는 학생이 2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실은 이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고픈 배를 부여잡고 인내력(?)을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좋으신 분들이 많은 당진에서 이쯤해서 어른들의 참다운 모습을 보여줄 때도 된 것 같다.
청소년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우려도 이제는 조심스럽게 표현하도록 하자. 오히려 어른들이 진면목을 보여주도록 하자. 이것이 바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게 아닐까?
너무 어두운 면만을 들추어 낸 듯하다. 실은 진짜 멋진 어른들과 양심가들이 살아 움직이는 곳이 당진이라는 것을 내 스스로 잘 알고 있으며 얘기하고 싶었지만, 더 나은 당진의 모습을 그려보고 기대하며 혼란한 마음을 다잡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