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생각이 많은 이십대 후반의 여성을 만나면서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제목의 ‘경아’는 결혼 전까지 불리어졌던 나의 이름이다.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하면서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았다. 내 나이 육십에 접어 들면서 새삼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이번 전시에서 한 여인을 통해 이십대 후반의 나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빠르게 스쳐 지나간 순간들을 크로키를 통해 한 여인의 다양한 몸짓으로 표현하였다. 누구나 젊은 시절이 있고 어떠한 꿈을 꾸고 삶을 살아간다. 나는 경아다. 또한 상옥이다.”<이상옥 작가의 작업노트 중>
이상옥 작가의 드로잉전 ‘시선이 머무는 곳’이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늘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회에 들어서자 여인의 누드 크로키 작품이 눈길을 이끈다. 한 장 한 장 낱개의 작품이 아닌 여인의 움직임을 따라 벽 전체를 작품이 감싸고 있다. 한 여인의 누드 크로키를 천천히 보다 보면 역동성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또한 같은 크로키라도 소재에 따라 다른 느낌도 눈여겨 볼 수 있다. 선이 없는 크로키는 대상의 움직임을 규정짓지 않아 보는 이로 하여금 좀 더 상상력을 자극한다. 붓칠 한 번에도 대상의 동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은 물론, 색연필과 파스텔 등 다양한 소재가 쓰여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편 이상옥 작가가 속한 미추회에서는 정기적으로 누드 크로키를 이어오고 있다. 미추회는 누드 크로키를 통해 인물과 인체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미술 동호회다. 현재 10명의 작가가 속해 활동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이상옥 작가
“작품 관람하며 활력 느껴 보길”
누드 크로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움직임에서 오는 역동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인의 아름다운 굴곡은 오랜 시간을 봐도 질리지 않아요. 늘 새롭고, 변화 무쌍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포즈에도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누드 크로키는 자연이나 정물 보다 재미도 있고, 끝도 없이 연구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그림을 그릴 때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어떨 때는 나무 젓가락, 때로는 풀을 사용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집에서 싸리나무를 키우고 있는데, 나중에 빗자루를 만들어 누드 크로키를 그려 볼 예정입니다. 같은 크로키여도 그리는 방식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재미가 있습니다.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잔잔한 호숫가를 바라보며 사는 것보다 번잡한 도시를 보면서 살 때가 덜 우울하고, 오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역동성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누드 크로키를 보면 역동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느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