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2012년부터 신한은행 홍성지점에서 9년간 근무를 하고 2021년부터 현재까지 신한은행 당진금융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홍성에서 근무 당시 은행지점 바로 뒤편이 5일마다 장이 들어서는 큰 시장이었다. 장날이 되면 특이하게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하며 카드 분실 신고와 동시에 재발급 업무로 방문하시는 고객분들이 흔치 않았다.
당시 이러한 사례가 많았으나 필자는 간과했고 대수롭지 않게 인식했다. 최근 지갑과 돈이 없어졌다는 두 분이 은행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며칠 전 6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고객께서 은행에 방문하셔서 잃어버린 돈을 찾으러 왔다며 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셨다. “어제 오후 4시 거의 다 됐을 때 은행 프리미어 창구에서 가방에 있는 물건을 정리하려고 다 꺼낸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200만 원이 들어있던 현금 봉투가 사라졌어요!”라고 하시며 현장 확인과 동시에 CCTV 확인을 요청하셨다.
나와 은행직원들은 고객의 요청에 한참을 찾아보았으나 찾지 못했다. 경찰을 대동해 CCTV를 확인해도 200만 원 봉투의 행방은 확인할 수 없었다. 나는 고객에게 “은행을 나간 후 어디에 들렀습니까?”하고 여쭤보니 장에 있는 야채 가게에 들렀다고 한다. 이후 고객은 찾을 수 없는 돈에 대해 아쉬워하며 은행을 떠났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70대로 보이는 여성 고객께서 은행에 들어오시며 지갑이며 카드며 장에 갔다가 다 잃어버리셨다는 혼잣말을 크게 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160만 원 현금이 지갑에 있었는데 몽땅 다 잃어버렸슈!”라고 하시며 다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은행 창구 번호표를 달라고 하시는 것이다.
고객의 말을 들은 나는 찰나의 순간 홍성지점에서 있었던 일들과 당진지점에서도 흔치 않게 장날 시장에 방문했다가 통장이나 카드를 잃어버려 재발급받으러 오시는 고객분들이 꽤 있었다는 것이 뇌리에 스쳤다.
당일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좌시할 수 없어 은행 업무가 끝나고 바로 시장상인회를 찾아가 해당 사실을 알렸고, 소매치기 예방 캠페인을 건의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상인회 관계자의 입에서 내가 바라던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상인회에서 장날 방송만 하는데 송출 구역이 짧아 널리 알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필자는 최소한 소매치기 예방 플래카드를 제작하여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해도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상인회 관계자의 응대에 그만 발길을 돌렸다.
며칠간 이러한 소매치기가 왜 발생하는지 고민하다가 개인적인 통찰력을 발휘해 원인을 파악했다. 장날과 평소 전통시장을 구경하시러 방문하시는 어르신들은 겸사겸사 은행에 방문하여 연금을 받거나 자녀들이 생활비로 보내준 돈을 현금으로 찾는다. 그 이후 장에 들러 물건을 사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추측해 보았다. 소매치기범들은 장이 서는 날을 파악해 지역을 옮겨 다니며 이런 분들의 지갑을 노린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시장에서는 카드보다는 현금을 사용해야 한다는 오래된 관습으로 인해 실물유가증권이 가장 많이 통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돈’의 어원은 돌에서 기원하였다는 설도 있고 돌고 돈다고 하여 ‘돈’이라 했다는 설명도 있다. 돈이 돌고 돌아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불행을 가져다주고 우리 지역사회의 재정 감소와 경제적 치명상을 입게 한다.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이러한 금융범죄 사건의 빈도가 증가할수록 우리가 사는 고장의 수명이 줄어드는 현상이 빨라질 것이다. 또한 이로인해 발생하는 고통은 모두 우리가 감내해야한다.
글을 마무리하며 당진시와 경찰, 시장상인 분들의 협력을 통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소매치기 범죄근절에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이러한 금융범죄 예방 업무에 적극적이고 공적 활동에 기여도가 높은 공직자가 표창을 받고 승진기회를 얻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