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의회 총무위원회 주재로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과 관련한 간담회가 지난 8월 26일에 열렸다.
당진시의회 총무위원회 주재로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과 관련한 간담회가 지난 8월 26일에 열렸다.

시민들이 발의한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2년 동안 의회에서 묵혀 있었던 가운데, 오는 9일 본회의에서 다시 다뤄진다. 지난 5일 총무위원회에서 찬성 3표, 반대 3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주민발안조례는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돼도 본회의를 거치게 돼 있다. 마지막 본회의 심의를 두고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단체에서도 이에 맞춰 즉각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민공론장 운영 조례안이란?

주민조례발안으로 청구된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당진시의 주요시책과 지역 현안 해결 과정에서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론 활동을 촉진하고,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시민공론장 운영을 주 골자로 한다.

당진시 공론화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지역 현안을 다루게 된다. 여기서 지역 현안은 주민 삶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지자체 사업을 비롯해 국가보조사업에 대한 참여 여부로 주민의 의견이 분열되거나 갈등이 예상되는 사업, 마을 및 도시 계획 등 삶에 급격한 변동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 등이다.

시민공론장은 조례가 제정되기 전, 당진에서 한 차례 가동된 바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 폐기물처리시설(이하 산폐장)이 당진에 입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과 업체와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다. 이에 산폐장 관련 지역사회 단체와 시민의 우려를 해소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코자 2021년 ‘산폐장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11차에 걸쳐 논의가 이뤄졌다. 논의 끝에 주민 지원 방안 및 환경오염 방지대책 강화 방안 등이 강구됐다. 또한 주민감시기구인 ‘산폐장 감시팀’이 기존에 운영되고 있었던 민간환경감시센터 내에 설치됐다.

이후 산폐장을 비롯한 지역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현안에 대한 시민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 이에 조례안이 만들어졌다. 이 조례안을 청구하기 위해 2709명의 시민이 서명에 참여했으며, 청구가능인수인 1999명을 넘는 유효서명(2084)이 인정돼 지난 2022년 당진시의회에 청구됐다.

“편향된 성향의 공론화?”

2022년 1월에 조례안이 접수됐으나, 같은해 11월 총무위원회에서 계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지난해 9월 다시 한 차례 총무위원회에서 심사를 했으나, 심의를 1년 연장키로 했다. 당시 연장 사유는 “이해 당사자의 다각적인 의견 청취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1년 연장 기간이 도래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달 26일 당진시의회 총무위원회가 이 조례안과 관련해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존에 있는 ‘당진시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와 중복될 수 있어 인력과 예산을 낭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시민공론장 위원회가 만들어질 때 ‘또 다른 기득권’이 될 수 있다는 언급과 함께 이미 주민의 대표로 선출돼 행정을 견제하는 역할인 의회와 별도로 추가로 위원회가 생기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총무위원회 측에서 덧붙였다. 또한 서명에 참여한 주민들이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서명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편향된 성향의 공론화’가 될 수 있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이 자리에서 나오기도 했다.

기존 조례와 중복 혹은 권리 침해?

실제로 당진에서는 이미 갈등 조정과 관련한 ‘당진시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조례와 공론화 조례는 다르다는 의견이다.

갈등관리 법제의 경우 ‘당진시의 주요 시책’에 대한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시민공론장 법제는 당진시의 주요시책을 비롯해 ‘지역현안’이 포함돼 있다. 구성 주체도 상이한 부분이 있다. 갈등관리 법제는 정부 관료 및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해집단과 같은 이해관계자가 주요 구성 주체이나, 시민공론장 주체는 특정 사안과 관련한 이해관계자 외에 시민들도 공론장 참여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갈등관리 법제에 따라 위원회가 구성돼 있지만, 당진시 평생학습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차례 위원 임명으로 회의가 열린 후 지금까지 안건이 없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은 “기존의 갈등조정위원회와 시민공론장은 성격이 다르다”며 “기존의 갈등조정위원회에서는 이미 위원회를 구성하고 갈등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반면, 시민공론장은 사안에 맞게 시민을 포함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조례의 목적과 주체가 다른데도 같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며 “또한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의정활동과 중첩돼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공론장 조례는 숙의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는 9일 열리는 당진시의회 본회의에서 이 안건이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이 사안과 관련해 18개 시민사회단체가 회의를 마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