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롭고 평화로운 곳, 영원한 행복이 흐르는 샹그릴라를 한은기 작가는 쫓았다. 행복이란 이름의 <파랑새>를 찾았던 틸틸과 미틸처럼, 그 역시 행복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파랑새와 샹그릴라는 내 안에 있었다. 그 사실을 어느 순간 받아들이며 그는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63세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림이 그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한은기 작가가 첫 개인전인 ‘불일부이(不一不異,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를 지난 2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순성미술관(관장 이병수)에서 개최한다.
한 작가는 지난 10여 년 전, 남편의 고향이었던 당진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아는 사람도 없이 낯설었던 이곳에서 그는 3년 정도는 농사만 지으며 살았다고 한다. 그때 깨달은 것이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며 “사람은 물론 동물과 식물 등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무렵 60세를 넘었던 한 작가는 남은 삶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고민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악기인 오카리나와 그림이었다. 전공한 것도 아니고, 평소 그림을 그렸던 것도 아닌 그는 최상근 작가의 배움 아래 화실에서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 그림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작업을 하면서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도 가졌다.
한 작가의 그림은 추상적이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큼은 확실하다. 이 전시의 주제이기도 한 ‘불일부이(不一不異)’다. 이것과 저것을 구분하지 않는 것, 멀리서 보았을 때 결국 하나라는 점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작품 안에는 사람만이 아닌 집과 동물과 식물이 모두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 살아간다.
또 작가의 작품이 특이한 부분은 색감이다. 아크릴이지만, 마치 멀리서 보면 파스텔과 같이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 그림은 모두 칫솔로만 그렸다. 칫솔의 모가 주는 느낌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첫 전시를 개최한 그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서 전시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최상근 선생님의 추천으로 전시까지 했는데, 하고 보니 그림을 보기 위해 찾아주는 관람객 덕분에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은 없다”며 “목표 없이 그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제 작품은 색채가 밝은 편이에요. 특히 우울하신 분들이 와서 위로를 받으면서 작품을 관람해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