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해양 생태계를 강타하며 도비도 가두리 양식장에서 대규모 조피볼락 폐사가 발생했다. 8월 초부터 바다 수온이 급격히 상승해 최고 28도를 넘기 시작했고, 하루에 수백 마리씩 물고기가 폐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매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피볼락 폐사, 폭염과 고수온의 영향
도비도 가두리협회에 따르면, 8월 초부터 조피볼락 폐사 피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강경택 도비도 가두리협회 회장은 “평소 1~2마리씩 죽던 것이 지난 8월 3일부터는 하루에 20마리, 심지어 100마리까지 죽어나가기 시작했다”며 “바다 수온이 28도를 넘으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바다 수온이 28도 이상되면 어류 폐사가 시작된다. 강경택 회장에 따르면 도비도 인근 해역은 올해 28.3도까지 수온이 올랐다.
올여름 천수만에서는 어패류의 호흡 활동을 방해하는 산소 부족 물덩어리가 관측됐다. 이는 수온 상승으로 인해 발생한 현상으로, 2018년 이후 6년 만에 나타난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수온이 한계점에 도달해 어류가 고수온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폐사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강경택 회장은 “수온이 높아지면 바닷물 내 산소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조피볼락 같은 어종이 폐사한다”며 “같은 해역의 서산 삼길포에서도 고수온으로 인한 어류 폐사가 심각하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피해 대응과 조사 진행 상황
현재 당진시 항만수산과 수산팀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8월 말부터 어민들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수산팀 관계자는 “이번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는 예년과 비교해 매우 이례적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긴급 대응책으로 고수온 피해 예방 물품을 지원하기 위한 예비비 521만 5000원을 편성했다. 당진시 항만수산과 수산팀은 “예비비를 통해 고수온 예방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장 간담회와 정책 제안
최근 충남도의원 홍기후가 도비도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해 어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어민들은 그동안의 피해 상황을 설명했고, 홍 의원은 “정성껏 키우던 어류가 폐사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가 매년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고수온 대응을 위한 액화산소와 약품 같은 기자재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고가의 약품을 어민들이 자비로 구입하기는 어려워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홍 의원은 어민들이 요청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 의원은 “그물의 깊이를 깊게 해 수온을 낮추는 방법과 고수온에 견딜 수 있는 약품 지원을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고수온 해제와 어민들의 시름
다행히 지난달 25일 이후 바닷물 온도가 점차 내려가면서 폐사 양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9월 29일 도비도항 인근 해역의 고수온 주의보를 해제했다. 이에 어민들의 시름도 한결 덜어졌다. 지난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 회장은 “9월 말부터 폐사하는 물고기의 수가 하루 10마리 정도로 줄었다”며 “고수온이 해소되면서 조금씩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매년 여름 기온이 상승하면서 내년에도 같은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 회장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도 기온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당진시 차원에서 고수온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