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설 명절은 가족과 전통의 가치를 되새기는 특별한 시간이다 . 33 년간 당진 지역의 사랑을 받아온 ‘ 경동 떡방앗간 ’ 과 딸이 운영하는 떡카페 ‘ 베리나이스 ’ 는 단순한 떡집을 넘어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 이영숙 (66) 씨의 정성과 박선미 (36) 씨의 창의력이 만나 탄생한 이 공간은 떡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 , 가족과 이웃의 정이 오가는 따뜻한 사랑방과 같다 .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아 떡으로 전하는 정성과 사랑이 지역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길 바라며 모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30년 전 경동떡방앗간 대표 이영숙·박선미 모녀
30년 전 경동떡방앗간 대표 이영숙·박선미 모녀

새벽을 여는 손길 , 33 년의 정성

경동 떡방앗간에 들어서면 고소한 떡 냄새가 먼저 반긴다 . 커다란 떡 시루와 찜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김은 방앗간의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 구석구석 오래된 나무 선반 위에는 정갈하게 쌓인 떡틀과 반죽 도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 이곳에서 만들어진 떡들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 세월과 정성이 쌓인 결과물이다 .

방앗간 한편에는 벽에 걸린 달력과 오래된 시계가 세월의 흔적을 보여준다 . 수십 년을 함께한 기계들이 있지만 , 여전히 많은 작업은 이영숙 씨의 손에서 이뤄진다 .

이영숙 씨는 “33 년째 방앗간을 운영하면서부터는 새벽 5 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 며 “ 떡은 손맛이고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 ” 고 말했다 . 그의 손끝에서 인절미가 고물을 입혀 잘라지고 , 송편이 빚어지고 , 떡 반죽이 나온다 .

가족과 지역이 함께 만드는 이야기

방앗간 한 켠에는 이영숙 씨가 금상을 수상한 떡 대회의 상장이 걸려 있다 . 자랑스럽지만 과하지 않은 장식처럼 , 그의 자부심과 겸손함을 상징한다 .

지난해 경동떡방앗간의 주인 이영숙 씨는 금산에서 열린 전국떡경연대회에서 도토리떡 , 깻잎절편 , 팥시루떡 , 찰무리떡과 콩무리떡 등을 선보여 금상을 수상하며 ‘ 떡명인 ’ 의 반열에 올랐다 . 그는 “ 떡류협회 당진시지부 온명숙 지부장의 권유로 대회에 나가게 됐다 ” 며 “ 상을 받은 것도 기뻤지만 , 떡을 사랑해 준 손님들의 축하가 가장 큰 응원이었다 ” 고 전했다 . 이어 “ 떡은 손맛이고 정성과 시간이 들어가야 제대로 된 맛이 나는데 대회에서도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했는데 금상을 탔다 ” 고 덧붙였다 .

이영숙 씨는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젊은 시절 , 쌀가게를 하던 시아버지의 권유로 방앗간을 시작했다 .

이영숙 씨는 “ 처음에는 쌀가게를 하다 보니 근처에 방앗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아버지의 권유로 부업으로 시작했는데 낯선 일이었지만 떡을 빚고 기름을 짜면서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인연을 쌓아갔다 ” 며 “ 벌써 30 년 넘게 운영하면서 단골 손님들 잔치 떡을 많이 하다 보니 일상이 서로 음식을 나누고 , 가족처럼 지냈던 시간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 ” 고 전했다 .

카페에 진열된 경동떡방앗간의 떡
카페에 진열된 경동떡방앗간의 떡

어머니의 전통, 딸의 도전

이영숙 씨의 방앗간 옆에는 2 남 1 녀 중 막내딸 박선미 (36) 씨가 운영하는 떡카페 ‘ 베리나이스 ’ 가 있다 . 2023 년 문을 연 이 카페는 어머니와 딸이 함께 만들어가는 꿈의 공간이자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 어린이집 교사로 10 년을 보낸 선미 씨는 어머니의 권유로 떡카페를 시작했다 .

박선미 씨는 “ 보육교사로 10 년 가까이 일하고 결혼하면서 일을 쉬고 있을 때 , 엄마가 먼저 방앗간 옆에 포구사 자리가 생기자 떡카페를 권유했다 ” 며 “ 방앗간이라서 소포장용 떡 판매는 하지 않는데 손님들이 떡을 맛보고 싶다고 판매하라는 권유가 많았기 때문 ” 이라고 전했다 . 그러면서 “ 엄마가 매일 만드는 정성껏 만든 떡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 고 덧붙였다 .

박선미 씨는 떡을 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며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 대표 메뉴인 미숫가루 음료는 방앗간에서 직접 빻은 8 가지 곡물로 만들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 흑임자 라떼는 전통의 깊은 풍미를 현대 감각으로 풀어낸 메뉴로 , 젊은 손님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 그는 “ 어머니는 손맛으로 , 나는 창의력으로 떡의 가치를 이어가고 싶다 ” 며 “ 떡을 전통적인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요즘 시대에 맞춰 앙설기와 구움 찰떡을 연구중이고 봄부터는 카페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예정 ” 이라고 강조했다 .

떡으로 잇는 가족이야기

박선미 씨는 어린 시절부터 방앗간집 막내딸로 자랐다 . 그러다 보니 엄마가 만든 인절미 , 시루떡 , 숙송편 , 개떡 , 찹쌀떡 당일 방앗간에서 만든 쫄깃하고 고소한 떡 맛을 제대로 안다 . 어깨너머로 본 세월만도 30 년째다 .

박선미 씨는 “ 어머니가 새벽부터 떡을 빚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그 모습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 라며 “ 결혼 후 쌍둥이를 낳고 카페 운영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데 엄마가 늘 든든한 조력자로 도와준다 ” 고 말했다 .

이영숙 씨는 “ 방앗간이지 떡집이 아니다 보니까 단골들이 떡이 맛있는데 왜 판매는 안하냐 했었는데 이제 내가 만든 떡이 매장에 진열돼 있는 걸 보면 뿌듯하다 ” 며 “ 딸이 이렇게 내 일을 이어가는 걸 보면 내가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어서 보람있다 ” 고 전했다 .

설 명절 , 떡으로 나누는 온기

설을 앞둔 방앗간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 설 명절에는 온 가족이 일손을 돕는다 . 손님들이 오갈 때마다 쌀포대와 떡상자들이 옮겨지고 , 방앗간 내부는 늘 분주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평온하다 . 한쪽에는 설을 맞아 준비된 가래떡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 주문표에 적힌 손님들의 이름은 그가 얼마나 많은 지역 사람들과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

이영숙 씨는 “ 설 명절에는 가래떡이 가장 인기 있다 ” 며 “ 단골 손님들이 미리 쌀을 맡기고 주문하는데 , 하루 전날 불렸다가 떡을 뽑아야 맛있게 된다 ” 고 말했다 .

박선미 씨는 “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명절을 돕는 일이 기쁨 ” 이라며 “ 명절이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인 만큼 , 우리 떡으로 많은 분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 ” 고 전했다 .

[엄마가 딸에게 ]

“ 딸아 , 우리 딸이 엄마 뒤를 이어서 떡을 선택한 만큼 엄마가 오랜시간 떡방앗간에 애정과 정성을 다해 일했던 것처럼 우리 딸도 그런 정성어린 마음을 가지고 손님들에게 떡의 가치를 전하길 바랄게 . 단순히 사업이 아니라 떡을 전문으로 배워 성장하고 , 가족의 정성과 전통을 이어가는 카페로 자리잡길 바란다 . 엄마가 도와줄게 .

[딸이 엄마에게 ]

“ 엄마 , 엄마가 지금까지 33 년간 방앗간을 해서 지역주민들에게 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 나눈 것처럼 나도 노력해서 우리 떡 카페를 지역의 사랑방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게 . 올해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메뉴 개발도 열심히 해서 맛있는 떡 만들게 . 엄마 , 사랑해 .

방앗간 옆 떡카페
방앗간 옆 떡카페

주소: 운학길 10 ( 041-355-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