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이 먼저 소방관이 됐고,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의용소방대에 지원했다. 이를 계기로 모녀는 각자의 자리에서 화재로부터 지역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송악읍의용소방대 방호부장 호은자(57) 씨와 딸 윤효서(28) 소방관이다.
체력 2점에서 소방관 합격까지
탑동초, 원당중, 당진정보고등학교를 졸업한 윤효서 씨는 충남도립대학교 소방학과에 진학해 현재 충남소방 소속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버지가 소방 분야 안전관리 업무를 했던 영향으로 소방학과에 진학했다.
체구가 왜소하고 체력이 약했던 그는 임용 준비를 시작하며 치른 첫 체력 측정에서 60점 만점 중 2점을 받았다. 윤 소방관은 “윗몸일으키기가 2점이었고 나머지는 0점이었다”며 “주변에서 종이인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한 훈련 끝에 체력 점수를 만점에 가깝게 끌어올렸고 결국 임용에 합격했다. 윤 소방관은 당진소방서를 시작으로 서산과 본부를 거쳐 현재는 태안소방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내 딸이 소방관인데 나도”
2019년 말 딸이 임용되자 어머니 호은자 씨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다. “딸이 소방관인데 나도 뭔가 봉사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곧바로 송악읍의용소방대에 지원했고 현재 방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산불 진압 보조와 화재 예방 순찰, 지역 행사 지원 등 다양한 현장에서 역할을 맡고 있다.호 씨는 “의용소방대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지역의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느끼는 자리”라며 “자녀가 소방관이다 보니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더욱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처럼 자녀가 소방관인 지인들에게 의용소방대 활동을 권유해 함께하게 된 경우도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머니의 결정을 가장 반긴 사람은 딸 윤효서 씨였다. 그는 “좋았다”고 짧게 답하면서도 “소방관과 의용소방대는 서로 돕고 의지하는 관계인 만큼 어머니가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게 돼 든든했다”고 설명했다.
외동딸인 윤 소방관과 호은자 씨는 평소 친구처럼 지내온 사이였던 만큼 윤 소방관이 당진소방서에서 근무할 당시 당진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호 씨는 동료 소방관들과도 자연스럽게 교류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가 의용소방대에 합류하자 윤 소방관은 더욱 환영하는 기분이었다고.
화재 문자 올 때마다 가슴 졸이던 엄마
모녀는 소방관과 의용소방대로 각자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함께 출동해 현장에서 마주한 적은 없단다. 다만 윤효서 씨의 첫 근무지가 당진소방서였던 만큼 같은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의용소방대 소속인 호은자 씨에게도 출동 문자가 전달됐고 어머니인 호은자 씨는 딸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윤 소방관은 “처음 출동이 걸릴 때마다 어머니가 ‘불이 났다는데 너도 나갔느냐’며 다칠까 걱정된다고 문자를 보내곤 했다”고 말했다.
호 씨는 “이제는 딸이 어디서든 잘 자고 적응도 잘하는 성격이라 믿고 있다”며 “야무진 편이라 잘 해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의용소방대장까지 했으면”
한편 모녀는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윤효서 소방관은 출산을 앞두고 잠시 근무를 쉬고 있지만 복귀 후에는 다양한 민원과 긴급 전화를 대응하는 상황실 업무에서 더욱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고 전했다.
또 어머니 호은자 씨의 목표는 정년까지 건강하게 의용소방대 봉사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에 윤 소방관은 “어머니가 의용소방대장까지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