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 그리고 향교가 있는 면천, 얼마나 좋은 지역이에요. 당진은 문화적 가치와 학술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최초의 사립학교 설립자인 성재 최충 선생의 사당이 송산면에 있고, 예학의 종사인 구봉 송익필의 묘도 당진에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연암 박지원 선생의 농민애향 사이 서린 곳이고 심훈 선생, 김윤식 선생, 이근배 시인 등 당진은 학문과 철학의 대표 고장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살고 싶은 지역이죠. 여기가 아니면 어디서 살겠습니까. 철학과 학문을 문화 관광의 자산으로 활용한다면 당진 전체를 아우를 수도 있죠.”
지난 12월 1일 제134대 면천향교의 전남훈(78) 신임 전교가 취임했다. 오는 12일 취임식을 앞둔 가운데, 신임 전교를 만나 앞으로 주어진 임기 3년 동안 면천향교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이야기를 들었다.
50여 년 서예가로 활동
경기도가 고향인 전 전교는 지난 50여 년 서예가로 활동했다. 그리고 경기도 시흥시에서 30여 년을 서당 운영에 전념해 왔다. 그의 호는 ‘성재’로, 글씨와 문장이 뛰어났던 같은 호의 성재 최충 선생을 따라 이곳에 왔다. 전 전교는 최충 선생의 기운을 받고자, 최충 선생의 영정이 봉안돼 있는 송산면에 터를 잡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성재서당은 지난 6년 동안 운영해 왔다고.
당진에 터를 잡고 살면서 선비들과 교류하며 살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며 이곳 면천 그리고 면천의 중심에 있는 면천향교를 찾았다. 현재 면천향교의 학고재에서 인문학 교실을 꾸준히 열고 있으며, 이곳에서 과거 향교가 지녔던 학교의 역할 그대로 함께 공부를 잇고 있다.
군 단위의 중심 교육기관 ‘향교’
지금은 작은 면 단위지만, 과거 면천은 조선시대 홍주목 소속으로 관아와 행정 소재지가 있던 군이었다. 1413년 면천군으로 개칭되면서 당진의 중심이 됐다. 이곳의 중심 교육기관이었던 것이 향교였다. 그 지역의 중심 교육기관이었던 향교는, 선현의 제사를 받들고 후진을 양성하며 학문을 연마하던 곳이었다. 조선 후기에 등장한 서원과 함께 지방 중등 교육의 중추 기관이었다.
면천향교는 고려 말에 개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지역의 향교와 달리 최초 창건한 위치를 이동하지 않은 몇 안 되는 향교이기도 하다. 현재 대성전과 명륜당, 동재와 서재, 학고재가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5성과 송나라의 2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됐으며, 매년 2월과 8월 상정일에 석전제를 봉핸한다. 면천향교는 전교 1명과 18명의 장의가 있으며, 성균관 유도회와 여성 유도회, 청년 유도회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교는 성연을 배출하고, 나라 정치를 하는 이들이 공부하던 곳이에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대부가 이곳에서 배출됐어요. 향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으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많이 잊혀졌습니다. 제도권에서 공부하지 못한 성연들의 공부를 위해 향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요.”
“알맹이 빠진 세상, 채울 수 있는 것이 인문학”
교육 기관으로서 존재했던 향교의 의미를 받들어 이곳에서도 계속된 학업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의 K-유교문화 아카데미 사업 기관 중 면천향교가 한 곳으로 선정돼 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신창호 교수(고려대), 이현중 교수(충남대), 김시천 교수(숭실대), 김경선 전 원장(성균관 석전교육원), 남광현 팀장(당진시 문화유산팀) 등 탄탄한 교수진을 구성했고, 이들의 강의로 면천향교가 지난해 북적였다. 한 강의에 30여 명의 수강생이 책상을 지켰고, 그렇게 20강을 채우며 연 인원 700명을 동원키도 했다.
전 신임 전교는 올해도 위와 같은 공부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문학과 철학을 계속해 강조했다. 전 전교는 “산업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과거 보다 잘은 살게 됐지만, 마음은 외로워졌다”며 “알맹이 빠진 세상, 허전해진 세상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도 인문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심화할 것”이라며 “세상에 대한 깨달을음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면천향교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공자와 맹자 학문을 공부해요. 그중에서 맹자 학문은 현대인이 접근하기 알맞은 사상입니다. 같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으니 언제든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 전남훈 신임 면천향교 전교는
경기대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졸업하고 한국 서가협회 경기도지회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양명학에 정통한 유학자이자 한학자이기도 한 전남훈 전교는 현재 송산면에 자신의 호를 딴 성재서당을 설립해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6년 전부터는 면천향교의 장의로 활동했으며, 향교 교육시설인 학고재에서 한학 및 유교경전을 강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