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송악읍 금곡리 전원주택 단지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웃 견주의 허술한 관리로 인해 줄을 끊고 탈출한 대형견 카네코르소 두 마리가 아랫집에 침입해 묶여 있던 진돗개를 무려 20 분간 공격해 죽였다. 이를 목격한 피해 견주가 주변 물건을 던지며 겨우 말렸지만 이미 수십 차례 물린 진돗개는 숨을 거뒀다.
전태평 씨는 “그동안 마을에서 그 집 개들로 인해 피해가 많아 신고도 여러 차례 했지만, 사유지에서 키우는 사유재산이라 개입할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며 “결국 진돗 개가 물려 죽었는데도 처벌은커녕 물건 취급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사람 한 명이 죽어야 개입을 할 것인지 궁 금하다”며 “개를 키우는 견주들도 ‘우리 개는 안문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반려동물 양육인 1400만 명 시대,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아울러 반려동물을 키우는 양육자들의 관리에 대한 사회적 책임 또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마을 내 반려견 관련 갈등이 결국 폭발한 결과였다.
반복된 피해 신고
마을 주민들과 전태평 씨의 증언에 따르면, 해당 카네코르소 두 마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 몇 년간 20 여 차례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옆집 주민이 직접 물린 사례도 있었다. 또 다른 주민 인 박진희 씨는 산책 중 개들이 갑자기 달려들어 생명의 위협을 느낀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박진희 씨는 “마을에 산책로가 있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며 “그때 갑자기 두 마리 개가 나와 우리집 개에게 달려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들고 있던 등산스틱이 없었다면 나는 그날 물려서 죽었을 것”이라며 “그 집 주인이 뒤늦게 달려와서 겨우 제압해서야 떨어졌는데 힘이 쎄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 인해 마을 산책로는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 되었고, 주민들은 지속적인 불안 속에서 생활해야 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경찰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신고 후에 경찰이 출동했지만 개는 사유재산이므로 개입할 수 없다며 돌아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항의 끝에 결국 다른 곳으로
진돗개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마을 주민 들과 전태평 씨는 가해 견주에게 개를 다른 곳으로 보낼 것을 요구했다. 격렬한 다툼이 이어지자 경찰도 출동해 주민들과 함께 가해 견주를 설득했다. 결국, 가해 견주는 죽은 진돗개에 대한 치료비와 장례비에 대한 보상을 약속 하고, 문제의 카네코르소 두 마리를 경기도 안성 소재의 다른 곳으로 보냈다.
법 제도 강화됐지만…
이날 사건을 담당한 송악지구대에 따르면 가해 견주는 마지막까지 두 마리의 반려견 중 한 마리는 끝까지 자신이 키우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동안의 주민들의 피해와 이번 진돗개 죽음으로 인해 긴 설득 끝에 두 마리의 개 모두 분양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이전 신고 조치에 대해 문의한 결과, 지난해 총 5건의 피해 신고가 있었으며, 그중 2건이 심각한 사례였다. 한 건은 개가 목줄 없이 돌아다니다 포획돼 시청에 과태료 통보 요청이 됐고, 또 한 건은 개가 사람에게 달려들어 즉결심판이 청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실질적으로 마을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의 법 제도 내에는 가해 견주가 키우는 카네코르소 종은 맹견 종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또한 입마개나 산책 시 2미터 이상의 긴 줄을 사용해야 하는 의무 제도를 어길 시 경고와 과태료 처분 요청을 경찰이 당진시로 요청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송악지구대 관계자는 “누구든지 등록 대상 동물의 소유자 등은 소유자 등이 없이 등록 대상 동물을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동물보호법 제 16조 제1항, 제101조 제4항, 제3호 등의 위 반으로 과태료 처분 통보뿐 근거가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지자체도 마찬가지였다. 당진시 축산지 원과 관계자는 “경찰에서 통보가 오면 조사를 해서 과태료 처분을 한다”며 “아직 동물 보호법 법령으로는 사람을 물어 크게 상해를 입히지 않고서는 과태료 처분과 경고가 내려진다”고 말했다.
강화된 동물보호법, 그러나 실효성은?
이번 사건은 맹견 관리의 중요성과 법적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다. 2023년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견과 외출할 때 반드시 목줄을 착용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견주에게 1차 20만 원, 2차 30만 원, 3차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맹견으로 지정된 개는 반드시 입마개를 해야 하며, 위반 시 1차 100만 원, 2차 200 만 원, 3차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만약 입마개 미착용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해 상해 및 사망이 발생하면 견주는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맹견 보호자는 반드시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반려견을 대중 교통에 태울 경우 케이지를 사용해야 하고, 운전 중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하지만 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단속과 처벌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신고 절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주민들이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각 지자체별로 동물보호법 위반 사항을 담당하는 부서가 다르며, 견주의 인적사항을 확보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신고자가 직접 증거를 수집해야 하거나, 담당 부서의 출동이 지연되는 등의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질평가제’를 도입했다. 이는 맹견이 아닌 개라도 사고를 일으키면 공격성을 평가해 맹견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지난 2023년 하반기 시범 사업을 거쳐 2024년 4월 27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기질평가제 역시 사고 이후에야 적용되는 사후관리적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있다.
법과 행정의 한계, 주민 안전 대책 마련 시급
금곡리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려견 관리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와 행정적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개물림 사고는 매년 2000건 이상 발생하는 등 반려견 관리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10년 동안 자식같이 진돗개를 키운 전태평 씨는 “반려견과 반려견 을 키우는 양육자들에 대한 법 제 도가 강화돼 누렁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바란다”며 “아직도 시골 마을에서 목줄이나 입마개를 사용하지 않아 이웃 간 불편을 만들고 있는 양심 없는 견주들이 많은데 지자체에서 나서서 갈등을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