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가 전국 최고 수준의 산업단지 분양률을 자랑하고 있지만, 실상 착공률은 절반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진 산단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체결한 31건의 투자 협약 가운데 ‘투자 완료’는 5건에 불과하고, 전체의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준비 중’ 단계다. 분양률 100%를 앞세운 유치 성과 이면에 실효성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산업단지 분양은 끝났지만, 공장은 ‘절반’만 가동
올해 2월 기준, 당진시 내 산업단지 가운데 아산국가산단과 현대제철일반산단, 당진1철강일반산단 등은 분양과 가동이 모두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신설된 송산2일반산단(외국인투자지역 포함), 합덕일반산단, 합덕인더스파크일반산단의 경우 실질 착공률은 5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산단별 착공률을 보면 송산2일반산단이 54.8%, 합덕인더스파크는 49.2%로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합덕일반산단은 24.3%로 가장 낮다. 이미 분양이 완료된 산업단지에서 상당수가 미착공 상태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투자협약 31건’…실제로 공장 돌리는 기업은 극소수
민선 8기 당진시가 추진한 투자협약은 석문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해 총 31건. 이 중 협약금액 1000억 원 이상 대형 프로젝트도 포함됐으며, 발표 당시 지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협약 체결 이후 실제로 투자가 완료된 기업은 5곳뿐이며, 투자 진행 단계에 들어선 기업은 1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14곳은 아직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석문국가산단의 경우 LG화학, 송우이엠, 이에스디플랜텍 등 굵직한 투자 발표가 이어졌지만, 이들 중 다수는 ‘투자 준비 중’ 단계에 머물러 있다. 투자 협약 당시 발표된 총액만 8000억 원이 넘지만, 실제 지역 내 경제 파급효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보여주기식 유치의 함정…이행 담보 장치 미비
이 같은 현상은 기업 유치 과정에서 투자 실행력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진시는 장기 미착공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 계약해지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법적 다툼 우려와 행정 부담 때문에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착공 이행에 있어 경제상황 등을 고 려해 정부에서 유예 조치가 내려졌으며 당진시는 포기 의사를 밝힌 기업이나 착공이 어려운 기업을 정리하고 다른 기업을 유치 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도 유리한 조건에 협 약만 체결한 뒤 시장 상황이 바뀌면 철수하 거나 투자를 미루는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 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대기업 계열사 는 ‘기존 부지 확보’만 한 채 수년째 사업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치에서 이행으로…정책 중심축 바뀌어야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유치 중심 산업정책에서 이행·성과 중심 정책으로 전환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겉으로는 분 양률 100%, 협약건수 증가 등 수치가 화려하지만, 주민 체감도는 낮고 고용 유발 효과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한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기업 유치는 시작일 뿐이며, 착공과 가동,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과정 전반을 감시하고 조율할 수 있는 체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투자협약과 실 제 이행 간의 간극이 커질수록 시민의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당진시는 유치 실적 을 홍보하기 전에 협약의 질을 높이고,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일정 기간 내 착공 의무를 명문화하거나, 이행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적 보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치에 급급 말고 입주한 기업의 말 들어야 당진 산단 내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 당진에 있는 산단들이 분양율은 높은 반면 착공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다"며 "기업이 분양을 받고 이전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경기 상황과 시기가 적절치 못한 부분도 분명 있지만 인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많다 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높다"고 토로했다. 그 러면서 "당진시에서는 입지가 좋다고 말하 며 유치하지만 정작 유치되고 입주까지 한 기업들의 입장은 들어보지 않는다"며 "행정 에서는 기업이 착공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설 환경과 교통, 정주여건 등을 빠르게 개 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