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충격적인 내용의 기사를 접하고 내내 가슴이 답답하여 불편한 마음으로 며칠을 보냈다.

가장 힘들다는 고3의 무겁고 어두운 터널을 조심스레 건너고 있는 딸을 둔 엄마로 그 기사내용의 무게감은 가슴을 짓누를 만큼 컸고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왔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한 눈에 드러내는 현주소 같기도 해서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같은 일이 또 반복될까봐 두렵기까지 했다.

기사를 근거로 볼 때 가정문제나 학교폭력 등의 외부요인은 없는 것으로 보였고 진로에 대한 불안감과 학업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제대로 꽃피워 보지도 못하고 스러진 안타까운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녀들이 아닌가!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참담한일이 버젓이 일어나도록 방치해야 할까. 스스로에게 수십번의 질문을 던져 보았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인가? 저마다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은 정말 요원한 것 일까? 현재 우리의 경쟁교육 시스템 안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곧 인생의 실패를 뜻하고 이러한 불안감이 깊어지다 보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깊은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유독 자살율이 높고, 그 중에서 청소년의 주요 자살요인은 학업스트레스가 지목되고 있다. 깊이 뿌리내린 경쟁교육의 폐해인 한 줄 세우기 교육, 입시라는 결과물로 아이들이 긴 시간 노력해온 모든 것을 평가받는 입시지옥에서 우리 아이들을 해방시켜주지 않는 이상 언제 또 유사한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교육철학과 교육에 대한 깊은 사고를 가진 교육전문가들이 이번 정부에서 교육부의 일원으로 발탁되어 미래세대를 살리고 교육의 다양한 가치와 공공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적인 정책들이 실현되길 하는 바람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참담한 교육이 아닌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인성과 창의성 다양성을 살리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사고가 전환되고 깨어나야 할 것이다. 부모 세대인 우리가 먼저 변하지 않는 한 서열화된 대한민국 교육의 곪아 터진 병폐를 뿌리 뽑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도 아이의 성적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고는 말 할 수 없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나부터 변해보자고 마음 먹어 본다.

이번주간이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의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아이들의 낯빛들이 어둡다. 엄마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의 심기를 살피고 행여 심기를 거스를까 전전긍긍하며 시험 아닌 시험을 함께 치른다. 현재 고1 아이들은 생기부에 기록될 고등학교 첫 학기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 누구는 안도를 누군가는 불안감에 빠져들 것이다. 이제 내신 챙기기의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있는 고3의 어깨는 바윗돌을 올려 놓은 것 보다도 무거울 것이다. 밥을 먹어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할 만큼 아이들의 긴장감는 극에 달에 있다.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며 우리가 해줄 일은 제발 공부 좀 해라. 시험이 코앞이다. 라는 채근이나 누구는 몇 시까지 매일 공부한다 더라 라는 비교 또는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라는 포장된 말로 숨쉬기도 버거운 아이들에게 비수를 꽂지는 말자. 가정에서 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 노력해온 과정을 인정해주고 열심히 노력한 그 시간과 정성들을 제대로 봐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더디더라도 분명 단단하게 성장해 나갈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믿고 지지하고 기다려 주는 만큼 성장한다고 믿는 한 사람으로 살아왔다고 나름 자부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의 눈에 비친 내 모습 역시 무조건 일등을 바라는 한낱 꼰대에 불과한 이중적인 엄마였을지도 모른다. D-135 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고3 자녀를 둔 엄마로서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속일 수 없는 현실의 무게로 다가온다. 하지만, 1318 이라는 빛나는 청춘의 다리를 건너고 있는 모든 아이들을 응원하고 격려를 보내며 ‘행복은 절대 성적순이 아니란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