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KOGAS)가 공동으로 추진했던 ‘당진항 친수시설 조성 사업’이 결국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당진시는 한국가스공사가 LNG 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준설토를 활용해 시민 친수공간을 조성하려던 이 사업은 해양수산부의 보완 요구에 대한 당진시의 미흡한 대응으로 준설 시점과 맞지 않아 매립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서 좌초되고 말았다. 또한 한국가스공사 측이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설계 등 용역비를 당진시에 청구하면서 갈등 상황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99:1 협약의 구조적 위험, 의회 지적에도 무시

2023년 3월,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는 사업 지분을 한국가스공사 99%, 당진시 1%로 설정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의회는 법률 자문을 통해 여러 문제점을 제기했다. 당진시의회의 법률자문 결과에 따르면, 공유지 구조에서는 당진시가 ‘공유물 변경’에는 동의권을 갖지만, 대부분의 관리 행위는 한국가스공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어 당진시의 실질적 통제권이 매우 제한된다는 지적이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공유물 분할 청구 등을 통해 한국가스공사가 토지의 단독 소유권을 확보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위험성도 제기됐다.

사업이 본격 추진되던 중, 해양수산부는 항만기본계획 변경을 위한 조건으로 상부시설의 구체적 설계, 준공 후 관리 주체, 국가 귀속 범위 등 핵심적인 사항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이는 단순 매립을 넘어 실질적인 친수시설 조성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

해수부는 조성될 토지와 시설의 △국가 귀속 범위 △투자비 보전 방안 △준공 후 유지관리 주체 등을 명확히 해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진시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뚜렷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고, 한국가스공사는 항만기본계획 변경 승인 지연에 따라 LNG선 입항 일정에 맞춰 준설토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2024년 2월 설계 및 용역을 중단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에서는 “해수부의 보완 요구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행정 절차였으며 당진시가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사업 중단은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사업 무산 이후 비용 공방

사업이 중단되자 한국가스공사 측은 기투입 용역비 약 1억 5000만 원에 대한 부담을 당진시에 요구했다. 반면 당진시는 “행정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었으며, 비용 문제는 협약서의 지분 비율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당진시는 한국가스공사의 사업 불이행에 따라 공유수면 점용 허가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한국가스공사는 2025년 2월, 사업 추진이 불가하다며 공식적으로 업무협약 해지를 요청했고, 2025년 4월부터는 실제 발주했던 용역 계약들을 해지하기 시작했다.

한국가스공사 측은 “당초 LNG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활용해 친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해양수산부의 승인 지연, 상부시설 구체화 미비 등 복합적인 이유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특히 당진시가 요구받은 보완 계획을 적시에 제출하지 못하면서, 가스공사는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겨 사업지인 음성포구 친수공간 조성은 시기상 준설 시점과 맞지 않아 매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스공사 측은 “현재 준설토의 상당량을 평택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진시 지역 내 활용 가능 부지를 다각도로 검토했으나, 품질 기준 미달과 정부부처 반대 등으로 활용이 여의치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일부 진행한 설계 등 용역비와 준설토 투기 가능장소 등 당진시와 원만히 협의 해 처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진시 “새로운 대안 모색 중”

당진시도 한국가스공사와 협력해 추진하던 친수공간 조성 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시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당진시 측은 “당초 가스공사의 LNG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민간사업자 선정과 제정적인 부분 등 해양수산부의 보완요청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에 따라 평택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해 매년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항로 준설토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친수공간 조성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가스공사가 당진시에 청구한 연구용역비 1억5000만 원에 대해서도 가스공사측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진시 관계자는 “기본계획에 반영된 것만으로도 행정적 성과이며, 장기적으로 조성 사업을 이어갈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윤명수 시의원은 “99:1 협약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졸속으로 체결된 것이며, 의회가 법률 자문을 통해 분명히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시는 이를 무시했다”며 “준설토 한 삽도 받지 못하고 사업이 무산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당진시는 그동안 추진하던 항만친수시설 조성사업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실현 가능한 항만친수시설 조성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