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그릴 수 있는’ 도구가 되었지만, 인간은 여전히 ‘느껴야 하는’ 존재다.
다원갤러리에서 <희노애락> 전이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백지연 작가가 직접 AI 이미지 생성 도구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통해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이라는 네 감정의 결을 시각화했다.
충남관광문화재단의 2025 예술연구과정 지원사업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비수도권 지역에서의 AI 회화 전시 관람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수도권과 다른 비수도권 지역의 관람 경험에 주목하고, 그 차이를 감정 중심으로 분석하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기술이 사용됐다.
이 전시가 특별하는 이유는 ‘감정을 표현한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통해 감정을 어떻게 느끼는가’를 되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보통 감정은 인간만이 경험하는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AI가 그려낸 ‘애(哀)’의 이미지를 마주한 순간, 작품이 기계의 산물이라는 것을 잊게 만들 정도로 감정이 동요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백지연 작가는 “생성된 이미지는 결코 AI 혼자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다”라며 “수백 번의 프롬프트 입력, 감정의 결을 해석하고 언어화하는 반복적이고 창의적인 노동, 그리고 그것을 통해 감정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포착하려는 인간의 의도가 개입된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수백 번의 요구값을 입력한 끝에, AI가 만든 결과물을 감정에 ‘맞닿은’ 이미지를 고르고 골라야만 작품이 된다. 그 이미지는 결국 인간의 직관과 해석이라는 필터를 거쳐 태어나는 것이다. 즉, AI는 도구이되, 감정의 흔적은 인간의 것이라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준다.
백지연 작가는 “AI가 생성한 이미지 역시 그것을 어떻게 감상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예술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미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미지가 감상자에게 어떤 경험과 감정적 사유를 유도하는 가이다”라고 말한다. 덧붙여 “바로 그 지점에서 AI 이미지의 예술성이 비로소 구성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감각이 AI라는 거울에 비춰 다시 돌아오는 찰나를 포착하려는 전시를 다원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