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읍 기지시리, 힐스테이트당진 2차 아파트 입구. 얌전한 외관과 달리, 그 안에 숨겨진 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풍성한 놀이터다. 이곳 힐스로하어린이집은 만 2세부터 5세까지의 아이들이 다니며, 현재 정원은 99명이다.

“어린이집은 재밌어야 합니다”

김자영 원장은 아이들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어린이집엔 뭐가 있을까?’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린이집 곳곳에는 김 원장의 철학이 반영된 다양한 공간이 자리했다. 해파리가 유영하는 수족관, 수많은 교구가 질서 정연하게 정리된 공간 등이 있다.

이곳의 놀이 중심 교육은 교사의 일방적인 지도가 아닌, 아이들의 호기심과 자발적인 활동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교실 안에서 색종이로 비행기를 접으며 시작된 놀이는 점점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게 되고, 복도로 나간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의 불편을 고려해 스스로 규칙을 정한다. 실내에서의 놀이가 한계를 드러내자 아이들은 실외에서 비행기를 날리고 싶다고 선생님에게 요청하지만, 마침 비가 오는 날이라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가상현실이 만든 배움의 확장 공간

이럴 때 힐스로하어린이집만의 특별한 공간이 빛을 발한다. 바로 ‘VR융합관’이다. 한 교실 전체가 터치 가능한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은 가상현실을 활용한 체험이 가능하며, 충남에서 유일하게 이곳에만 설치돼 있다. 2021년에 도입돼 현재까지 꾸준히 활용 중이다. 아이들은 마치 실제 하늘처럼 구름이 떠다니는 가상 공간에서 비행기를 마음껏 날려볼 수 있다.

김자영 원장은 “지금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기기와 함께 자라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거나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어린이집에서도 긍정적인 디지털 환경 조성을 지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노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다.

아이의 마음에 대한 배려

힐스로하어린이집에는 ‘젖은 빨래는 집으로 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아이가 실수한 옷을 그대로 가져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세탁실과 욕조, 여분의 옷까지 준비돼 있다.

이처럼 김 원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의 마음까지 살피는 운영을 지향한다.

‘느린 아이’도 함께

힐스로하어린이집은 남부권 거점 장애아통합어린이집으로, 감각통합, 언어치료, 모래놀이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치료실도 따로 마련돼 있다. 전문 치료사가 상주하며, 느린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치료와 돌봄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자영 원장은 “거리나 시간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는 가정이 많아 안타까웠다”며 “장애아통합어린이집으로 선정되기 전부터 치료사와 협약을 맺어 지원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미니인터뷰] 김자영 힐스로하어린이집 원장

“바다처럼 크고 넓은 사람 됐으면”

“로하의 의미는 ‘길 로(路), 물 하(河)’입니다. 물방울 하나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여러 방울이 모이면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 아이들도 서로 어우러져 함께할 때 더 빛이 납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자란 이 아이들이 언젠가는 바다처럼 크고 넓은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가 ‘로하에 다녀서 정말 좋았다’고 기억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