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자의 본질적인 사명은 말씀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대는 단순히 귀로 듣는 설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말씀은 여전히 살아 역사하지만 그 말씀이 청중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기 위해서는 언어를 넘어서는 또 다른 통로가 필요합니다. 그 통로 중 하나가 바로 음악입니다. 음악은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작곡하는 목회자의 사역은 단순한 부수적 활동이 아니라 말씀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선포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늘 이런 질문을 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설교에서 전한 말씀이 예배당을 나서는 순간에도 교인들의 마음에 머물 수 있을까?” 설교는 귀로 들었지만 잊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율에 담긴 말씀은 곡조가 되어 삶 속에서 반복됩니다. 한 번 들은 찬양이 멜로디와 함께 계속 흘러나와 우리의 입술에 맴돌고 그 안에 담긴 말씀의 씨앗은 어느새 마음 깊은 곳에 뿌리내립니다. 이것이 바로 찬양이 가지고 있는 영적인 힘입니다.
찬양을 만든다는 것은 말씀을 해석하고, 삶의 언어로 번역하며, 노래라는 그릇에 담아내는 작업입니다. 어떤 곡은 성가대의 웅장한 화음으로 교회의 고백을 담아내고, 어떤 곡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목소리로 복음을 노래하게 합니다. 또 어떤 곡은 청년들의 열정적인 밴드 사운드로 세상 속에서 복음을 선포하게 합니다. 각각의 곡은 다르지만 그 뿌리에는 동일한 사명이 있습니다. 바로 말씀을 이어가고 전하는 것입니다.
작곡하는 목회자의 사명은 단지 교회 안에서 음악을 풍성하게 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다음 세대에게 말씀을 전하는 다리가 되고 믿음의 유산을 세워가는 기둥이 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며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울려 퍼지는 찬양이 말씀의 진리를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시대를 넘어 여전히 복음을 힘 있게 증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목회자가 직접 곡을 쓰는 일의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저는 한 곡의 찬양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병상에 누운 성도가 힘겹게 따라 부르는 한 구절, 상처를 입은 자가 눈물로 드리는 찬양의 한 소절은 결국 그 영혼을 하나님께로 붙잡아 두는 끈이 됩니다. 그러므로 작곡은 결코 부차적인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말씀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강력한 도구이며 목회자가 감당해야 할 귀한 사명 중 하나입니다. 한 곡의 찬양이 인생을 바꾼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우연히 교회에 들어섰다가 흘러나온 찬양으로 삶이 변화된 이도 있고, 깊은 절망 속에서 찬양 한 곡으로 다시 일어선 이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설교보다 찬양이 먼저 마음을 두드렸고 그 찬양이 복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처럼 찬양은 말씀을 이어가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하나님께 찬양하며 주님의 영광을 선포하기를 소망합니다. 음악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또 다른 강단입니다. 말씀을 이어가는 노래, 그것이 바로 교회의 찬양이요 우리의 사명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작곡이라는 도구를 통해 말씀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곡조와 가사를 통해 말씀을 새기고, 세대를 이어가는 노래로 교회를 세우는 일입니다. 작곡은 저의 사명이자 하나님이 주신 또 다른 설교 강단입니다. 음악으로 말씀을 이어가는 길, 그 길이 바로 작곡하는 목회자의 부르심이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