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환경권 보장을 위해 개발 허가를 신청한 사업자와 법적 공방을 벌여 승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행정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주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 것은 당진 관내에서 개발 허가를 신청한 사업자와 주민들 사이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는 개발과 보존, 개인의 이익과 주민의 환경권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되짚어 보아야 할 때이다. 물론 법과 행정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당진시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러한 절차를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허가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거나 개발 이후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농협우리사료 배합공장이 들어선 송악읍 가학리 2반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소음과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곳에 고물상이 입주하기 위해 허가를 신청하면서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문제는 고물상이라고 보기에 이례적으로 규모가 크고, 인접 마을 주민들에게 사전 고지 및 설명 절차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학리 2반 주민들은 단순히 종이와 고철 등을 수집하는 고물상이 아닐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산업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시설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경우 주민들의 생활환경 침해는 물론 안전 문제와 환경오염 또한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가학리 마을회 차원에서는 고물상 입주 반대의 뜻을 명확히 밝힌 상태이다.

물론 사업자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도 경제활동을 통해 영리를 추구할 권리가 있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또한 적정한 행정 절차를 거쳐 사업허가를 취득하고 적법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영위한다면 오히려 사업의 확대와 회사의 발전을 응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필요한 절차가 한 가지 더 있다. 사업자의 경우, 사업 추진으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학리 2반 주민들에게 사업의 내용과 시설 등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고 주민들의 입장과 요구가 무엇인지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업자 또한 평소 폐기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주민들과의 소통을 중시한다고 밝혀 온 만큼 진지한 자세로 가학리 2반 주민들의 입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당진시의 경우 법령과 자치법규에 따라 행정적 절차만을 진행하는 소극적인 행정이 아닌 주민들의 생활권과 환경권을 지켜내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행정에 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청회나 현장설명회를 실시하여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가학리 2반 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환경오염과 주민들의 생활환경 피해에 대비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것이 행정관청으로서 당진시가 해야 할 일이며, 당진시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주민들이 기피하는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어느 마을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또 수없이 일어났던 일이니만큼 당진 관내 어느 마을도 이 상황이 남의 일만 같지는 않을 것이다. 고물상 사업 허가를 신청한 사업자와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당진시가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고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당진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