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읍내동 출신 이종섭 작가의 개인전 ‘UP TO 40% OFF’가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 북촌에 위치한 CN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종섭 작가는 당진초, 당진중, 당진상고를 졸업했다. 1988년 첫 전시 이후 설치와 입체 작업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는 철을 산소로 절단하고 용접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전통 서예의 필력을 입체 공간으로 확장한 조형 작업 역시 그의 작품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2년 패션의 역사를 주제로 선보인 ‘OPEN RUN 10 COLLECTION’의 두 번째 시리즈다. 당시 작가는 패션의 역사를 통해 옷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개인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변화해온 과정을 다뤘다.

하나의 브랜드가 된 전시장
‘내가 나를 브랜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전시장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구성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ZOLO-B Store’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40% OFF’라는 문구까지 더해져 마치 패션 편집숍이나 할인매장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관람객은 옷가게를 둘러보듯 전시장을 거닐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전시장이라는 공간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도 편안하게 들어와 옷가게를 둘러보듯 작품을 경험하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작품을 바라보기를 바랐다.
1층은 패션디자이너의 작업실을 옮겨놓은 듯한 공간으로 꾸몄다. 입체 작품을 평면으로 해석한 작업과 종이에 패턴을 그린 작품들이 행거에 걸려 있다. 실제 작업한 패턴을 티셔츠에 프린팅해 만든 옷도 전시해 작품과 상품의 경계를 허물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이 단순한 패션 매장이 아닌 패션디자이너의 작업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시에는 작가가 지난 139일 동안 쏟아낸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시를 확정한 지난 3월부터 이 작가는 매일 하루 평균 19시간씩 작업하며 약 100장의 패턴을 만들어냈다. 기존 작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치열하게 작업한 흔적을 전시장 곳곳에 남겼다. 그가 패턴에 담은 것은 단순한 옷의 디자인이 아니다. 작가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며 몸속에 담긴 이야기와 살아있음에서 비롯된 긍정적인 에너지를 패턴과 작품으로 옮겨냈다.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패션 매장의 VIP룸을 연상시키는 쇼룸이 관람객을 맞는다. 고급 매장에 들어선 듯한 공간에는 철로 만든 가방과 구두, 이탈리아 수입 원단을 활용한 작품 등이 놓여 있다. 피팅룸을 연상시키는 거울도 설치했다.
작가는 이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가 주인공’이라는 감각을 경험하기를 바랐다.
3층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 공간으로 꾸몄다. 공간에 놓인 낮은 의자에 앉아 작품을 바라보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의자 앞에는 ‘I am happy now’라는 문구가 적힌 커피잔도 놓여 있다.

“어제 일은 다 잊고 새롭게 채울 거야”
이종섭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지나간 것을 비우고 새로운 것으로 채우자는 것이다. 그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간 것을 계속 움켜쥐고 있으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워야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고, 그래야 변화하는 세상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고 나오는 순간 ‘나도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 지금 행복해”라고 느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