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 우두2통 마을회관 신규 건립을 놓고 주민들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민 일부는 마을 공동 토지를 판 돈으로 사들인 회관 용지의 매입가와 계약·등기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당진시는 문제가 풀릴 때까지 마을회관 건립 추진을 미룰 예정이다.
마을 땅 판 돈으로 회관 용지 100평 매입
우두2통 마을회관 건립 논의는 2024년 12월 마을총회에서 나왔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경로당을 새로 짓자는 데 뜻이 모였고, 마을이 공동으로 갖고 있던 토지 1824평을 팔아 회관 지을 땅을 사기로 했다.
땅은 생각보다 싸게 팔렸다. 마을 주민 A씨는 “마을 땅을 평당 10만 원에 샀는데 급하게 내놓다 보니 8만~9만 원대에 팔렸다”고 말했다. 회관 건립 일정을 맞추려고 서둘러 처분하면서 손해를 봤다는 설명이다. A씨는 경로당이 지은 지 30년을 넘겨 시 차원에서 우선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 점도 매각을 서두른 배경으로 들었다.
새로 살 땅은 경로당 뒤편 토지로 좁혀졌다. 지난해 2월 열린 마을 개발위원회에서 토지주가 땅을 팔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자리에서 평당 100만 원이라는 값이 나왔다. 마을은 이 가운데 100평을 사기로 했다.
대금은 세 차례에 걸쳐 건너갔다. 지난해 3월 18일 계약금 2000만 원, 4월 14일 중도금 3000만 원, 6월 2일 잔금 5000만 원이다. 마을이 치른 돈은 모두 1억 원이다.
“인근 시세 3배” 주장에 통장 “필요해서 산 땅”
주민 일부는 매입가를 문제 삼는다. A씨는 “인근 토지 거래가는 평당 20만~35만 원 선인데 100만 원은 지나치다”며 “개발위원회에서 매입값을 낮추자고 했지만 토지주가 한 푼도 못 깎는다고 해 그대로 갔다”고 말했다.
A씨는 “경로당 회장이 100만 원은 너무 비싸니 깎아 달라고 하자 토지주가 10원도 뺄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고 들었다”며 “그 뒤로는 값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회의 구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A씨는 마을 개발위원 정원이 14명인데 회의에는 5~7명만 나왔고, 매도자인 토지주가 회의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다. 토지매입가격 조정하자는 말을 꺼내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을 통장은 “경로당을 새로 짓자고 해서 마을 소유의 땅을 팔았고, 현재의 마을회관 뒤편 100평을 사자는 데 주민 서명도 다 받았다”며 “땅은 그때 시세를 따져 사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땅 주인이 100만 원은 받아야 판다고 했고, 그 값은 주민들이 다 알고 있었다”며 “비싸다고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 다 정해 놓고 지금 와서 비싸다고 하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통장은 인근 논값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도시계획 구간에 들어간 논은 평당 70만~100만 원에 거래됐다”며 “마을에 꼭 필요한 땅을 산 것이지 터무니없이 비싸게 산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계약서 열람 요구와 근저당 설정
계약 내용이 곧바로 공개되지 않은 점도 갈등을 키웠다. A씨는 “계약을 썼다고 해서 계약서를 보자고 했는데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여러 차례 물었지만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서 없이 어떻게 땅을 사고파느냐고 했더니 통장 거래 내역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계약 뒤 1년 가까이 지난 올해 초 주민들이 등기부를 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해당 토지에 지역 농협 근저당이 두 건 잡혀 있었고, 토지주 소유 인근 토지와 수목까지 함께 담보로 묶여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채권최고액을 합치면 5억 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통장은 근저당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서류를 떼 보고 담보가 잡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토지주가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처럼 한도만 잡아 둔 것으로 봤고, 다른 재산도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농협까지 찾아가 확인했고, 설계에 필요한 서류도 다 떼어 사무소에 넘겼다”고 덧붙였다.
토지 사용 상태도 논란거리다. A씨는 “잔금까지 다 치른 뒤에도 1년 동안 토지주가 그 땅에서 농사를 지었다”며 “마을이 잔금을 다 치렀는데 마을 땅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상태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계약서 원본은 올해 7월에야 반장들에게 문자로 전달됐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마을통장은 “계약서는 법무사에서 정식으로 작성했다”며 “전달이 늦어진 것이지 감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잔금 완납 1년 뒤 소유권 이전
가장 큰 쟁점은 토지매입 잔금을 모두 치른 뒤 1년이 지나서야 소유권이 마을회로 넘어온 점이다. 주민들은 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든다. A씨는 “계약서에는 근저당과 지상권 같은 권리 관계를 정리하고 서류를 넘겨받은 뒤 잔금을 치르게 돼 있다”며 “그런데 서류를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돈부터 다 건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억 원이 1년 동안 묶여 있었다”며 “마을 공금인데 연 2%만 잡아도 200만 원, 3%면 300만 원이다.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절차는 올해 들어 마무리됐다. 지난달 16일 근저당이 풀렸고, 지난달 18일 자 매매를 원인으로 지난 16일 마을회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끝났다.
통장은 명의 문제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을 재산은 개인 거래와 달라 서류가 복잡하다. 예전에는 우두리와 전 통장 명의로 돼 있어 우두2통 마을회로 바꿔야 했고, 시청에서도 이름을 바로잡아 새로 만들라고 했다”며 “법무사에 맡겨 50일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허가서가 있어야 마을회 명의로 등록이 된다. 마을회 명의가 돼야 시에서 입찰도 할 수 있다”며 “이랬다저랬다 한 것이 아니라 서류가 갖춰지지 않아 늦어진 것이다. 개인 거래였다면 일주일이면 끝났을 일”이라고 말했다.
통장은 늦어진 데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했다는 말도 했다. 그는 “등기가 늦어 죄송하다고 날마다 인사하며 다녔다”며 “내가 하고 싶어서 벌인 일이 아니라 마을이 결정하고 시와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임시총회 두 차례…“되돌리기로 했다” vs “말도 못 꺼냈다”
지난 5월 4일 열린 임시총회에는 주민 27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설계자가 나와 지상권을 설명했고, 이어 토지 문제로 논의가 옮겨 갔다.
A씨는 “전 마을 지도자가 계약 전에 등기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짚었고, 매매를 없던 일로 하고 1억 원을 돌려받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모였다”며 “토지주 배우자가 돌려주자고 했고, 토지주도 경계 측량으로 파낸 자리를 메워 주면 돌려주겠다고 답했다. 박수를 치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이후 없던 일로 하겠다는 뜻이 전해졌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통장이 기억하는 그날의 분위기는 다르다. 그는 “그 자리에 우리 쪽은 둘뿐이었고 상대는 열대여섯 명이었다.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나왔다”며 “그 아주머니도 견디기 어려워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장은 자신도 토지대금 반환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토지주를 서너 번 찾아가 돌려주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지만 못 돌려준다는 답을 들었다”며 “그 내용을 주민에게 문자로 알렸더니 고발하겠다는 답이 왔다. 나중에는 두 사람을 불러 저녁을 먹으며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었는데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주민 일부 경찰 고발… 당진시 “문제 풀릴 때까지 연기”
결국 주민 일부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소유권 이전이 이뤄졌고, 계약서에 적힌 대로 서류를 넘겨받기 전에 잔금을 건넸다는 게 고발 이유다. A씨는 “토지 대금 반환은 민사로, 절차 문제는 형사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을통장은 법적 대응 자체를 막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는 “하라고 했다. 그래야 더 밝혀지고 오히려 나아질 것 같아 하라고 했다”며 “마을에서 돈을 한 푼이라도 잘못 썼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이니 해임이니 하는 이야기가 도는데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다”며 “근거가 나오면 어떻게 하든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이 맡겨 준 자리인데 마을과 싸울 이유가 없다”며 “잘못한 것이 있으면 지적해 달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시에서 지원하는 사업비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마을 사업이지 개인 사업이 아니다. 서로 상의해 풀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진시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우두 2통의 마을회관 건립은 연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관계자는 “올해 5월 마을회관 건립을 놓고 마을에서 갈등이 발생해 마을통장에게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라며 “그러나 관련한 의견은 시에 전달된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