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새로운 활동을 망설이게 되는 노년 시기, 지역 어르신들의 힘찬 도전이 시작됐다. 당진시노복지관을 이용하는 10명의 어르신은 각자의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더할나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더할나이 프로젝트는 어르신들이 촬영과 편집, 나레이션을 익혀 직접 영상을 제작하는 실버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와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본지는 7회에 걸쳐 기사로 연재될 예정이며 유튜브 채널 ‘당진방송’을 통해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더할나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인터뷰가 지난달 2일 문화공감터 공연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최경숙·신명자 참여자가 각각 연출과 촬영·나레이션으로 인터뷰 촬영을 맡았으며 유선우 참여자가 AI영상을 제작했다. 이날 참여자들은 당진시니어모델 동아리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의 부회장을 맡고있는 이영희 시니어모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로 활동 2년 차에 접어든 그는 두 참여자에게 자신의 모델 도전기를 전하며 새로운 도전을 독려했다.

자세 교정하며 건강 챙겨
이영희 씨는 올해 68세로 2년째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모델을 꿈꿨으며 패션에 관심이 많아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스타일을 즐겨 입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키는 162cm로 당시 모델이 어려웠고 결국 모델의 꿈을 미뤄둔 채 가정을 꾸리고 일상을 이어갔다.
세월이 흘러 6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우연한 계기로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됐다. 이를 계기로 당진시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한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그는 “조금 늦은 나이에 꿈을 이뤘지만, 오히려 지금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생계를 위한 치열한 경쟁 없이 취미로 편하게 모델 활동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경숙 참여자가 그에게 ‘처음 모델 수업을 들었을 때 느낌’을 묻자, 그는 “지금 함께 활동하는 시니어 모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고 늦은 나이에 시작한 꿈인 만큼 나를 위해 정말 열심히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모델 활동을 하면서 체감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몸의 변화였다. 자세 교정을 연습하면서 구부정했던 허리와 어깨가 펴지고 걸음걸이도 반듯해졌다. 그는 “젊을 때보다 몸을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사람의 몸은 만들려고 하면 어떻게든 만들어진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노력하면 몸과 마음 전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감에서 나오는 실력
무대 경험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영희 씨는 주저 없이 첫 무대라 답했다.
그는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 종강식날 당진시청에서 열린 식전 행사 무대에 처음 올랐다. 이영희 씨는 “처음으로 관객 앞에 선 순간인 만큼 가슴이 뛰었고 지금까지도 가장 인상 깊은 무대로 남아있다”며 “그날 입었던 드레스는 모델 활동을 하며 입은 의상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이라 말했다.
이영희 씨에게 무대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는 모델 활동 중에서도 런웨이 중 무대 앞에 멈춰 탑포즈를 취할 때 큰 성취감을 느낀다. 그는 “3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순간 혼자 무대에 서 관객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는게 즐겁다”며 “실력을 따지지 않고 즐겁게 임할 때 자신감이 생기고 결과도 잘 나온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이영희 씨는 모델 활동을 워킹과 포즈, 표정까지 함께 익혀야 하는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몸을 더 자연스럽게 쓰고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평택까지 다니며 댄스 수업을 받은적도 있다”고 말했다.

모델 외 또 다른 도전, 일터에서 얻은 행복
이영희 씨는 현재 직장과 모델 활동을 병행하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최경숙 씨가 그동안 어떤 무대에 섰는지 묻자 그는 시청 무대와 평생학습관 무대, 평택에서 열린 모델 대회 등에 참여했다고 답했다. 그는 “직장을 다니며 시간이 제한적인 만큼 모든 무대에 설 수 없다”며 “무대는 많지만 내가 나갈 수 있는 무대를 골라 신중히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업주부로 지내던 그가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다. 모종의 계기로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마트에 취직했다.
그는 “처음에는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쓰다 보니 고됐지만 한 달쯤 지나자 차츰 적응됐다”고 말했다. 아파트 대표회장을 맡으며 마을 주민들과 친분이 많았던 터라 마트에서 일을 하는 그를 알아보고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영희 씨 역시 처음에는 이웃들과 자주 마주쳐 민망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는 “일을 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아침마다 화장하고 출근을 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기쁘다”며 “이제는 내 일이 자랑스럽고 즐겁다”고 전했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한 도전”
인터뷰를 마치며 최경숙 참여자가 이영숙 씨에게 ‘나이가 들어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이영희 씨는 “지난날의 나를 넘어서는 일”이라 답했다. 시니어 모델로 활동을 통해 그는 “다시 태어난 듯 행복한 기분”이라 표현했다.
이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시작한 일이어서 매 순간이 소중하고 즐겁다”며 “더 노력해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희 씨는 도전을 망설이는 모든 이들에게 “자존심을 내려놓고 자존감을 가지며 나라는 자아를 단단히 다지고 발전을 위해 나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잖아요. 나이 때문에 도전을 망설이신다면 주눅 들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해보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