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농민회도 농협에 “수입쌀 저장·유통 말아달라”요청

정부의 식용쌀 수입방침을 성토해온 당진군 농민회등 전국의 농민회가 수입쌀의 반입을 몸으로 막고 나서 이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등 농민단체들은 수입예정인 중국산 쌀 7만1천톤이 17일 한국에 도착하기 시작해 하역을 시작하자 23일 주요항구에서 이를 몸으로 막으며 ‘수입쌀의 식용전환 절대불가’를 주장했다.

이들은 ‘쌀을 수입하더라도 결코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김대통령의 약속위반에 대해서도 맹비난을 퍼부었다.

전농은 이에 앞서 정부비축미를 농협창고에 보관해온 관례상 수입쌀 역시 이곳을 이용해 저장될 것으로 보고 농협중앙회에 이를 거부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진군 농민회 역시 지난 19일 농협군지부및 군내 각 읍면농협에 공문을 보내 “국민을 속이고 농업을 파탄시키는 식용수입쌀의 저장과 수송, 유통, 판매에 절대 참여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 23일에는 관련기관 단체들이 모인 가운데 이에 적극 대처해 줄 것을 호소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위원들도 19일 강운태 농림장관을 출석시켜 수입쌀을 식용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집중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특히 재정경제원은 지난해 흉작으로 인해 쌀재고량이 줄고 일시적으로 쌀값이 상승하자 물가불안요인이 있다며 수입쌀을 식용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당초의 정부약속을 파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식량자급기반의 와해를 앞당기는 일로서 이처럼 전국농민단체의 극단적인 반발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으로 봐서는 올농사가 평년작 수준인데다 곧 신곡이 유통될 시기여서 식용쌀 전환불가피설은 설득력이 없다는게 지방당국자들의 말이다.

어쨌든 농민회등 진보적인 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이같은 태도로 봐서 앞으로의 쌀수입량도 최소의무량(96년 44만석, 매년 0.5% 증가)을 곧 넘어설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주 산업기반이 농업인 당진군의 경우 식용쌀수입량 증대로 엄청난 파장을 겪을 것으로 쉽게 전망되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쌀생산량 감소로 인한 재고량 부족을 수입쌀로 대체하려는 발상은 국내 농업기반을 더욱 무너뜨려 쌀수입 증가라는 악순환을 낳을 뿐 이라며 “정부는 지금의 식량자급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당진군 농민회의 한 간부는 “쌀생산량 감소는 쌀값이 보장되지 않는 농업정책과 농지규제의 완화, 경쟁력 강화를 앞세운 영세소농의 급격한 몰락 때문”인데도 이를 해결하지 않고 ‘식용쌀 수입 불가피론’을 펴는 것은 국내 쌀농사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 간부는 또 “식량자급기반이 무너지는 것은 주권이 무너지는 일과 같으므로 농민뿐 아니라 모든 주민과 사회단체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식용쌀 수입반대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