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면에 있는 유동초등학교를 아시지요. 지금은 폐교가 되어 학생들은 없지만 아미산이 바라보이는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들의 옛날이 남아있는 장소지요.

지금은 부부화가가 교육청에 임대를 내어 정감이 배어있는 낡은 옛교사는 작업실 및 미술품 보관실로 사용중이며 교정에는 화가가 정성들여 수집한, 당진 여기저기에 잊혀져 있던 많은 항아리, 옹기, 접시, 폐선, 물레방아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있으며 은행나무와 벗꽃나무가 계절따라 피고지고 있답니다.

교사 바로 앞에 있는 벗꽃나무 아래에 평상도 만들어 놓아 거기에 앉아 아미산이 있는 앞동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아! 아직도 당진에 이렇게 쾌적한 곳이, 이렇게 한가로이 앉아 아미산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음에 고마운 마음도 들곤 하지요.

그곳은 폐교가 되어 쓸모없이 방치되어 잡초가 무성하던 폐허였지만 화가는 그곳에 아미산과 더불어 우리의 옛추억을 정성껏 담아 놓았으며 앞으로는 빈교사에 미술품 전시실도 갖추어 작가와 함께 숨쉬는 문화공간을 꾸밀 계획이지요.

그런데 그곳에 독신자 교원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는 얘기가 들립니다. 물론 선생님들께서 거주하고 생활할 집이 필요할테고 그곳은 교육청 소유의 땅이니 건물을 지어도 땅값이 안 들테고 교통이 편리하고 앞산에 경치 좋겠다 정말 더 할 나위없는 아파트 지대겠지요.

그렇지만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당진읍내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당진읍내 고지에 들어서 있는 고층아파트, 읍내정면을 가로막는 교회, 가로수도 변변치 않은 좁은 도로들, 거기에 빽빽히 서 있는 차들 여기가 우리들이 쾌적하게 살며 숨쉴만한 곳인가요. 집짓기 괜찮은 땅이라고, 낡았다고 부수고 집짓고 또 집짓고, 차 다니고 또 차 다니고... 그러다 보면 우리는 대체 무엇을 보고 느끼며 당진에서 살아가지요? 계속 그런식의 개발(?)을 하노라면 우리들에게 기억될 당진은 무엇이 남아 있겠어요.

그래요 우리 한번 생각해 보아야지요. 오늘만 살고 내일은 없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그나마 남아 있는 우리의 간직할 만한 자랑거리와 기억될 공간을 아끼고 사랑하여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요. 지키고 보호하여 당진의 문화를 만들고 가꾸어 가야지요.

넋두리가 되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이제는 가지만 남아 있을 벗나무 아래 평상을 찾아가 아미산을 쳐다보며 화가와 차나 한잔 나눠야겠어요. 너무 늦으면 아파트에 가려 아미산도 사라질지 모르니 내일이라도 다녀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