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주말오후. 신평면 도성리의 한 대가집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이집 주인인 면천향교 안태순 전교가 이날 성년을 맞은 큰 손자 왕세군에게 유교식으로 성인례를 올려준 것.

근래에 와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이 성인례는 성균관에서 해마다 대중적으로 거행하는 성년식과는 달리 옛부터 대가집에서 개인적으로 해왔던 것으로 전통의식을 가감없이 그대로 재현한다는 데에 많은 유림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날 관례에는 큰손님이라고도 부르는 사빈(司賓)으로 이재룡 전 당진향교 전교가, 사빈을 보필할 찬자(贊者)로 면천향교 안병선 총무가 초대됐으며, 주인은 안태순 전교, 관례를 받게 될 안왕세군은 관자라 불리었다.

관례는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성년을 맞은 관자에게 어른들이 의복을 갖춰입는 방법과 술을 마시는 예의를 가르쳐 줌으로써 성인으로서 갖춰야 할 바른자세와 책임감을 일깨워 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예를 일깨워주는 과정에는 무엇보다도 관자에 대한 어른들의 관심과 애정이 진하게 배어있었다. 정성스럽게 의복을 입혀주고 머리손질을 해주고 성인됨을 축하해주는 축사 한마디 한마디엔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유교정신이 깃들어 있었다.

관례는 의복을 바꿔입는 순서에 따라 초가례, 재가례, 삼가례, 내초례로 이어졌는데 관자가 성인복, 출입복, 예복, 평상복을 차례로 갈아입고 나오면 사빈은 관자에게 의복에 맞는 갓, 모자, 건을 씌워준다. 관을 씌워주기전 사빈은 관자에게 ‘어린 뜻을 버리고 성인의 덕을 맑고 순하게 함으로 오래도록 복을 누리길 빈다’는 내용의 축사를 해준다.

특히 내초례에서는 관자에게 술을 따라주며 과음하지 말고 예의바르게 술을 마셔야 함을 일러주기도 한다.

네번의 예가 끝나면 관자는 지금까지 써온 아명과 다른 새로운 자(字)를 부여 받고나서 어른의 가르치심을 받들어 행하겠다는 사례말씀과 재배를 올리면 관례는 끝을 맺게 된다.

이날 관례는 당진에서는 처음 있었던 일로 가족들은 물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몇 유림들도 함께 참여해 지켜보고 성인이 되는 관자에게 아낌없는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손자에게 이날 성인례라는 큰 선물을 안겨준 안태순 전교는 “성년이 되면 우선 바른 옷차림과 어른을 대하는 예의를 일깨워 줌으로써 성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행동거지에서도 어른다운 의젓함을 보이도록 하는데 관례의 목적이 있다”며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기관단체에서도 성년식을 대중적으로 열어 청소년들이 예의와 법도를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