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죠, 이동네엔 여관도 없고 민박집도 없는데...”

“젊은 우리들끼리면 차안에서 하룻밤 보내도 되지만 노인이 두분이나 계신데 어떻게 방좀 구할 길이 없을까요?”

발목을 넘치도록 함박눈이 내리던 지난 7일 밤9시경 고대면 성산리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가게주인과 눈 때문에 발이 묶인 서울손님사이에 오가던 대화이다.

이때 마침 집에 오신 손님을 대접하려고 술을 받으러 나온 박희경(38세)씨는 서울손님들의 딱한 사정을 옆에서 듣고는 무작정 “몇분이나 되세요? 우리집으로 가시죠”하며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안내했다. 서울손님들은 그날밤 따뜻한 방에서 하루를 지냈으며 다음날 식사를 한 후 길이 풀려 서울로 향했다.

요즈음 느낄 수 없는 훈훈한 시골인심을 느낀 서울손님들은 박희경씨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성산리 마을사람들에게도 효부라고 소문난 박희경씨는 “노인들을 보는 순간 우리 시어머님이 생각이 났고 어머니와 함께 주무시면 되겠다라는 생각에 우리집으로 가자고 한 것뿐”이라며 당연한 일에 너무 많은 칭찬을 받는 것 같다고 쑥스러워 했다.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따뜻한 밥 한그릇이라도 대접하고 살아야한다’는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담고 있었기에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그분들에게 따뜻함을 베푼 것 같다고.

박희경씨의 남편인 신홍균(41세)씨도 사람들을 좋아해 박씨의 집에는 항상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사람사는 게 다 똑같은 것 아니예요? 우리집도 사람사는 집이고 그저 있는 밥에 숟가락 몇개 더 놓는다고 어려울 것도 없구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집안을 좋아하거든요.”

요즘사람 같지않은 박씨의 따뜻한 마음이 유난히도 추울 것이라는 올 겨울을 따뜻하게 녹일 것만 같다.